푸드백신: 일상의 음식이 최고의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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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피로, 스트레스, 질병, 노화, 뇌 기능, 면역력…

평생의 건강은 매일의 밥상에 달려 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건강 서적이 쏟아지고, 음식과 관련한 TV 프로그램은 셀 수 없을 정도다. 한 해외 건강기능식품 판매 사이트는 국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구매로 한국 소비자를 위한 특별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고, 하루에 수십 알이 되는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하지만 약이나 시술, 건강기능식품이 정말 우리의 건강을 지켜 줄 수 있을까?

『푸드백신』의 저자 박태균 기자는 국내 유일의 식품의약전문기자로, 건강이나 식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좋은 식품’에 가지는 맹신과 고정관념, 편견을 깨고 식품의 영양소와 질병 간의 관계를 밝히며 건강한 식생활과 생활습관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무리 잘 알려진 보양식과 건강기능식품이라도 체질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섭취하면 오히려 나쁜 영향을 얻을 수 있다. 남들에게는 ‘약’이 되는 식품이 나에게는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건강이 비싸고 특별한 음식으로 지킬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식탁에서 쉽게 만나는 식재료와 맛있는 음식만으로도 충분히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체질별, 연령별, 계절별, 증상별로?

내 몸에 딱 맞는 음식을 제시하는 푸드 백과사전!


『푸드백신』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스토리텔링식 구성으로 재미있게 살펴보면서 가족의 건강을 지켜 주는 ‘최고의 밥상’을 찾는다.

뇌 건강과 면역력에 신경 써야 하는 60대 유일한 씨, 갱년기와 노환을 예방해야 하는 60대 김세리 씨,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40대 유약한 씨, 안티에이징과 노화에 관심이 많은 30대 후반 나사랑 씨, 임신과 출산을 고려해야 하는 30대 싱글녀 유유희 씨, 성장기와 사춘기를 동시에 겪고 있는 청소년 미니와 미미를 통해 체질별, 연령별, 계절별, 증상별로 섭취해야 하는 음식과 그에 따른 올바른 생활습관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내가 먹은 것이 바로 나”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먹은 것이 한 사람의 평생 건강뿐만 아니라 후대의 유전자 형성에도 깊이 관여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먹는 것 하나에도 깊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먹기만 하면 면역지수가 올라가는 ‘푸드백신’, 내 몸에 꼭 맞는 ‘푸드백신’으로 가족 모두의 건강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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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 저자소개 이름 : 박태균

약력 : 식품의약전문기자

국내 유일의 식품의약전문기자로 중앙일보에 재직 중이다. 현재 한국식품기자포럼 회장으로, JTBCㆍKBSㆍYTNㆍCBSㆍMBN 등 방송에서 식품 관련 뉴스를 전달하고 있으며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을 조직했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공중보건학 식품위생 전공)를 받은 후 미국 조지아대학 식품과학과에서 2년 간 연구원으로 일했다.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겸임교수ㆍ서울대 초빙교수ㆍ신구대 겸임교수직을 맡아 취재 현장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일에도 힘쓴다.

총리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지금은 한국식품영양학회부회장과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위원회ㆍ나트륨줄이기운동본부ㆍ한국독성학회ㆍ서울시 식품안전대책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학술ㆍ사회 활동에도 열중이다. 국민포장ㆍ대통령 표창ㆍ대한민국 과학문화상ㆍ한국기자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먹으면 좋은 음식 먹어야 사는 음식』, 『남의 살 탐하는 104가지 이유』, 『우리, 고기 좀 먹어 볼까?』(우수건강도서ㆍ우수과학도서), 『내 몸을 살리는 곡물 과일 채소』(우수건강도서), 『아이의 완벽한 식생활』(우수건강도서), 『100% 신종플루 예방법』, 『먹을거리를 사랑하는 기자들이 풀어쓴 식품안전 이야기』, 『음식과 건강』이 있고, 공저로는 『100살까지 정정하게 살아라』, 『굿바이 암』, 『한반도 통일과 식량안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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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tional Information

Publisher
BOOK21 PUBLISHING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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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y 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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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s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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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0955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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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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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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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res
Health & Fitness / Health Care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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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 Prot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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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화된 한국현대사 신화를 넘어서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균 교수의 현대사 강의


한국사회에서는 늘 역사가 문제를 일으킨다. 대학입시에서 한국현대사 과목이 들락날락하고, 현대사 교양서가 지자체 및 학교·군대의 도서관에서 불온도서로 낙인찍혀 퇴짜를 맞기도 한다. 좌편향이니 우편향이니 하는 신화로 덧씌워진 현대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새롭게 읽기 위해 서울대 박태균 교수가 입을 열었다. 저자는 외국의 한국학 학자와 수시로 교류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택시기사가 주 청취자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는 전방위 역사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는 통사로서 한국현대사에 접근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한국현대사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10가지 이슈와 이와 관련해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짚어준다. 특히 강의 및 방송에서 접한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복잡하고 어려운 역사적 정황을 쉽고 상세하게 해설하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광복 70주년, 한국전쟁 65주년, 한일협정 50주년 등 유난히 굵직굵직한 현대사 사건의 기념일이 많은 올해, 첨예한 한일 간의 문제부터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에 관한 쟁점까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10가지 이슈는 한국현대사의 중요한 국면과 사건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고리 역할을 할 것이다.

매듭짓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

: 한국전쟁 65주년, 한일협정 50주년, 광복 70주년 …

해결하지 못한 역사는 그 상태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아서 여러 병폐를 일으킨다. 경제성장과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급하게 체결했던 한일협정은 일본군 위안부와 징병·징용 문제에서 잡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역사학자로서 저자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의 뿌리에 주목할 때 현재 상황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주장의 핵심은 “일본의 과거사 망언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50주년을 맞는 한일협정은 매듭짓지 못한 역사의 대표적인 예다. 한일협정을 통해 ‘청구권자금’이라는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받은 배상금이 일본이 과거사 망언을 일삼는 배경이 되는 탓이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해서 근대화시켜줬는데, 일본 패망 이후 승전국도 아닌 한국이 일본 국민의 재산을 강탈해갔다. 그럼에도 일본은 한일협정을 통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 일본 우익의 기본적인 생각이다(본문 41~46면 참조).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지만, 일본 우익의 주장은 나름의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본은 착취를 하기 위해서라도 개발을 해야만 했고(본문 104~109면 참조), 미군정은 일본정부의 공공재산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재산까지 몰수했으며, 어찌되었든 한국정부는 배상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해야 하지만, 전후 일본에서 전범 처리와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논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사람 대부분은 일본이 근거 없이 생떼를 쓰는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일본정부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실 독도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양차 세계대전 기간 중의 열강, 특히 미국은 이 문제에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전쟁 기간 중에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한국이 반환받아야 할 땅에 독도가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대외전략을 반영해 조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본문 26~34면 참조). 일본이 국제재판소로 이 문제를 가져가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 데에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일본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만 여기고 그들의 역사인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과거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배제된 채 불리한 조약이 맺어진 과거가 되풀이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10가지 이슈는 제대로 해결하고 넘어가지 못한 우리 역사의 상처들에 다름 아니다. 한국현대사의 주요 쟁점이 일제강점기에서 비롯되는 만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10가지 이슈 중에서 4가지(독도, 과거사 망언, 영토, 식민지 근대화론)가 일제강점기 및 이때 맺어진 국제협약과 관련된 것이다. 정치적 입장이나 상대국의 태도만을 문제 삼는 것에서 벗어나 역사적 사실을 바로 살필 때, 우리 역사가 바로 서고 이웃나라와의 묵은 관계도 풀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영웅전이 아니다!”

: 이제는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을 바로 볼 때

한국현대사 이슈를 논할 때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빼놓기란 힘들다. 의도한 결과이든 아니든 민주화와 경제성장이라는 한국의 브랜드가 이들의 오랜 집권기간 동안에 다져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역사인물의 공과와 사건의 명암을 모두 나열한다고 해서 객관적인 시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객관적인 서술을 한다고 해놓고서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얻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짜맞추거나, 역사를 특정 개인의 영웅전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런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건국 대통령’과 ‘반민주적 독재자’라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치화된 신화에서 조금만 벗어나보면 민주주의의 절차를 무시하고 전시의 피난처에서 부산정치파동을 일으킨 정치가, 환율 문제와 반공포로 석방 사건으로 미국과 갈등을 일으킨 대통령의 모습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친미주의자라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미국이 이승만 제거 계획을 세울 정도로 집권 기간 내내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본문 128~36면 참조).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논란은 더 극심하다. 일례로 ‘5·16은 쿠데타인가, 혁명인가’는 오늘날 사상 검증을 위한 질문처럼 쓰이는데, 용어의 정의와 이후 5·16 세력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쿠데타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당연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서 박정희 정부의 공과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사실과 신화를 구분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9장 ‘5·16’ 참조). 저자는 ‘박정희는 독재자이다’ ‘박정희는 경제대통령이다’ 하고 단정 짓기 전에 역사적 인물인 박정희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제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당대를 깊이 들여다보면 민주화와 경제성장은 함께 가는 것이며, 박정희는 단 한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대한민국 경제신화에서 역사적 사실은 이승만 정부 때부터 끊임없이 경제위기를 겪었으며, 동시에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문제는 역대 정권에서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덮고 지나왔다는 데서 비롯된다. 부실기업을 살리기 위해 사채를 동결한 박정희의 8·3조치, 80년대 경제위기를 3저 호황에 기대 해결한 신군부의 정책은 대표적인 경제위기 미봉책이다(본문 230~38면 참조).

박정희와 관련한 논쟁은 햇볕정책으로까지 이어진다. 사람들은 흔히 햇볕정책 하면 김대중, 흡수통일 하면 군사정권이라는 도식으로 나누려고 한다. 그런데 햇볕정책이든 흡수통일론이든 그 근본은 북한을 변화시켜서 통일을 이루겠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심지어 이 두 정책 모두 박정희 대통령 생전에 추진되었던 정책이기도 한다. 그러니 햇볕도 바람도 모두 보수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10장 ‘햇볕정책’ 참조).

10가지 이슈에는 우리에게 중요한 두 전쟁도 빠지지 않는다. 한국전쟁을 다루고 있는 6장은 제목을 ‘정전협정’이라고 붙일 만큼, 격렬했던 전투가 일어나고 난 후 2년 1개월간의 정전협정 체결 과정을 깊이 있게 그리고 있으며, 7장 ‘베트남 전쟁’은 전쟁특수론에 묻혀 제대로 거론되지 않은 베트남전쟁의 본질과 그에 따른 폐해를 무게감 있게 다루고 있다.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는 저자가 지금까지 연구한 성과의 엑기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관계사와 경제사 전공자로서 그간 발표한 숱한 연구논문뿐만 아니라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다룬 교양서·기명칼럼을 통해 선보인 균형 잡힌 시각이 이 한 권에 녹아 있다. 특히 역사를 깊이 있게 연구한 사람만이 내놓을 수 있는 간결한 해설이 돋보이는 책이다. 독자들은 오늘날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현대사의 이슈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나름의 견해를 다듬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10가지 이슈

: 최고경영자 과정 CEO부터 택시기사까지

탁월한 연구업적만 보면 박태균 교수는 전형적인 학자·연구자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전세계 학생과 제3세계 엘리트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 과정의 CEO들에게 한국현대사를 정확하게 가르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중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한다.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태균의 한국사’를 진행하면서 얻은 독자들의 반응이 이 책의 집필에 큰 도움이 됐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었던 덕이다. 프로그램을 챙겨듣는 독자들은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을 균형 잡힌 관점으로 이해하게 된 데에 고마움을 표하거나, 때로는 항의성 문제제기를 하기도 하며 이 책의 집필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 책에서 선정한 10가지 이슈는 모두 청취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사안들이다.

이 책의 체제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책 중간중간 들어간 국제협약의 번역문이다. 자구의 해석 하나만으로도 체결 과정에서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야 했던 조약들을 우리는 그간 너무 소홀히 했다. 일례로 ‘적절한 시기’에 한국을 독립시키겠다고 한 카이로선언(본문 20면 참조), 대한민국을 ‘한국 내의 유일한 정부’로 인정한 대한민국 정부 승인안(본문 77면~78면 참조), 한일협정 전 체결된 조약에 대해 ‘이미 무효’라고 규정한 한일협정의 제2조(본문 46~47면 참조)는 당대는 물론이고 현재까지도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록 건조한 문구이지만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자국사를 자국 국민에게 가르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에 이를 알리는 것이다. 오랫동안 국내외 한국사 학계와 교류해온 박태균 교수는 우리 안의 시각에 갇힌 한국현대사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한국현대사가 어떤 것인지 독자들이 분명하게 알 수 있게 한다. 열린 한국사를 통해 우리 역사의 가능성, 아픔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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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발행된 1·2권 책의 합본 개정판이다. 동아시아 지역사의 상호 연관과 비교가 더욱 잘 드러나도록 중국과 동남아 등 일부 내용을 보충하고, 냉전시기 자본주의 진영에서 이루어진 ‘여성교육과 여성노동’에 관한 글을 추가했다.

 

그밖에 부정확한 서술을 바로잡고 지도와 사진을 보충하는 등 초판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했다. 무엇보다 개정판 출간의 가장 큰 의미는 지난 5년간 한국 사회의 상황이 달라진 점에 있을 것이다. 초판 당시에는 외려 국가주의를 넘어선 역사 서술이 당연한 전제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지금 동아시아를 둘러싼 갈등 상황 속에서 이를 주장하는 것은 보다 절실한 문제가 되었다. 400년이라는 시간과 5,280km에 달하는 공간을 가로지르며 동아시아를 떠나지 않는 갈등과 그 화해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동아시아 400년, 그 갈등과 화해의 잠재력을 찾아서

 

지난 2010년, 한·중·일 역사의 상호 연관과 비교를 통해 ‘통합적 지역사’로서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조망하려는 시도가 국내 학자들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2005년 첫 집필모임을 시작해 마침내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초판, 전2권)를 출간한 것이다. 한·중·일 일국사 병렬을 넘어선 지역사 관점의 동아시아사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역사학계를 통틀어 획기적인 학술적 성과였다. 시기상으로는 17세기 초부터 2010년대까지, 지리적으로는 벵골만 이동(以東)에서 일본 북부와 사할린까지(국가별로는 한·중·일을 중심으로 베트남·타이완·필리핀·몽골 등을 포괄)를 다뤘다. 제목의 ‘함께 읽는다’는 말은 한 주제에 얽힌 여러 나라·민족의 사정을 두루 살핀다는 의미와 이 책이 한국을 넘어 다른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읽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개정판)은 초판 발행된 1·2권 책의 합본 개정판이다. 동아시아 지역사의 상호 연관과 비교가 더욱 잘 드러나도록 중국과 동남아 등 일부 내용을 보충하고, 냉전시기 자본주의 진영에서 이루어진 ‘여성교육과 여성노동’에 관한 글을 추가했다. 그밖에 부정확한 서술을 바로잡고 지도와 사진을 보충하는 등 초판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했다. 무엇보다 개정판 출간의 가장 큰 의미는 지난 5년간 한국 사회의 상황이 달라진 점에 있을 것이다. 초판 당시에는 외려 국가주의를 넘어선 역사 서술이 당연한 전제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지금 동아시아를 둘러싼 갈등 상황 속에서 이를 주장하는 것은 보다 절실한 문제가 되었다. 400년이라는 시간과 5,280km에 달하는 공간을 가로지르며 동아시아를 떠나지 않는 갈등과 그 화해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끝나지 않은 제국의 그림자, 중화주의와 식민지주의

 

오늘날 ‘신(新)중화질서’라 불리는 중국의 프로젝트는 이백년 넘게 동아시아를 주도한 중화주의에 그 뿌리를 둔다. 단순히 지리적으로 동서남북 한가운데 있음을 뜻하던 ‘중국(中國)’ 개념이 농경민인 화하족(華夏族)의 문화적 우월의식과 결합해 ‘중화(中華)’ 개념으로 진화했고, 이는 임진왜란·병자호란 이후부터 아편전쟁이 있기까지 17~19세기 동아시아 여러 나라를 지배하는 논리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이렇게 해서 명·청 중국을 중심[中華]으로 하고 조선·일본·베트남을 소중심[小中華]으로 하며 류우뀨우[오끼나와]·몽골·티베트 등을 주변[四夷]으로 하는 위계질서가 성립했다. 중화질서는 중국에 대한 이웃나라들의 조공의례와, 바다 출입을 제한하는 해금정책을 통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평화의 200년’이라 불리는 이 시기는 건륭제의 10대 전역(戰役)(청나라가 몽골·동투르키스탄·티베트·타이완 등을 정복한 일)에서 보듯 폭력적인 제국화, 정복전쟁의 성격을 내포한다. 중국은 이웃나라나 민족을 자신과 분리되지 않은 연속체로 파악해 언제든 흡수·동화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겼던 것이다.

아편전쟁(1840~42)과 서구열강의 침략은 중화질서가 붕괴하고 동아시아에 새로운 제국질서가 세워지는 계기가 됐다. 토지 기반의 문인사회였던 중국·한국·베트남과 달리 정치·경제적 기반이 불안정하고 바깥세상의 변화에 민감한 무사들의 사회였던 일본은 유럽의 국민국가 모델과 팽창 지향의 자본주의를 빠르게 내면화하면서 제국의 야망을 드러냈다. 타이완 침공(1874)과 류우뀨우합병(1879), 한일합병(1910) 이후 포섭과 배제의 식민지 동화정책을 펼치는 한편, 싱가포르·필리핀·사이판 등 동남아에서도 무자비한 침략을 행했다.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일본군만큼 아시아 민중에 대해 대규모 학살과 폭행을 자행한 군대는 없었는데, 여기에는 유럽 중심의 문명사관을 수용하며 빚어진 아시아 다른 민족에 대한 멸시의식이 깔려 있다. 패전 이후 일본은 공산화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이제는 자본주의화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적 지원을 받으며 여전히 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역사논쟁과 갈등의 한 축을 담당한다.

 

동아시아는 어떻게 ‘과거의 힘’을 극복할 수 있을까

 

동아시아 지역사의 관점에서 한국사를 다각도로 연구해온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는 이 책의 초판 당시 「동아시아의 새 단계를 보여주는 획기적 성과」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서평을 남겼다.

 

지금까지의 역사학을 지배해온 유럽적인 문명사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원리에 입각한 역사서술을 찾기 위해서 동아시아사가 구상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종래의 틀 자체에 대한 비판의식 없이 일국사를 단순히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하는 식의 서술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으로서 정곡을 찌른 지적이다.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과제는 특히 중국 및 일본의 연구자들과 함께 이 책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획기적인 책이 왜 한국에서 먼저 나올 수 있었는지의 문제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한 희망이 절실하다. (『창작과비평』 2011년 여름호)

 

여기서 마지막 문장이 눈길을 끈다. 이런 관점과 서술방식을 지닌 책이 왜 한국에서 먼저 나왔을까? 이 책은 한가지 힌트를 준다. 바로 한국은 중국·일본·베트남과 다르게 ‘제국’이 된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다. 흔히 동아시아 역사인식의 공유를 위협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제국시기 일본의 식민지주의와 최근 점차 부활 조짐을 보이는 중화주의를 꼽는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동아시아 담론이 전개되었고 그에 입각한 역사서술도 꾸준히 진행되었지만 제국 경험의 전통을 넘어야 하는 부담도 동시에 안고 있다. 중국은 역사상 규모 자체가 동아시아 범위를 넘는데다가 일본보다 훨씬 더 오랜 제국 경험이 있다. 지역사 서술은 과장된 자국사의 ‘영광스런 과거’를 스스로 깎아내야 하는 자기와의 싸움이기에 힘겨울 수밖에 없고, 그런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사를 서술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춘 셈이다.

물론 한국 역시 베트남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을 비롯해, 책임져야 할 역사문제를 숱하게 안고 있다. 자국 역사에 대한 성찰과 타국 역사에 대한 공감을 ‘자학사관’이라 매도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며, 이는 역사문제를 더욱 풀기 어려운 데로 몰아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마지막 대목은 오래 곱씹어볼 만하다.

 

타국의 국가폭력을 비판하기는 쉬우나 동시에 그와 동일한 기준으로 평화와 민주주의 연대를 향하여 자국의 그것을 성찰하기는 쉽지 않다. 역사화해에 도달하려면 자국은 피해자이고 타국은 가해자라는 이분법, 타국의 국가폭력을 비판하되 자국의 그것에 대해서는 눈감는 이중기준을 직시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화해는 무엇보다도 자국 내부의 평화를 증진하는 자신과의 싸움, 자국 근현대사에 대한 성찰이기 때문이다.

 

[목차]

서장 동아시아 지역사를 위하여

 

제1장 해금시기의 국가와 사회

1. 동아시아 지역질서와 200년간의 평화 | 2. 문인사대부의 국가와 무사의 국가 | 3. 농민사회와 민란

 

제2장 세계시장의 확대와 지역질서의 변화

1. 유라시아 무역과 동아시아 | 2. 불평등조약과 국가의 위기 | 3. 개항장의 민중과 그 주변

 

제3장 국민국가를 향한 개혁과 혁명

1. 개혁구상의 지역연쇄 | 2. 국가체제의 전환, 개혁과 혁명 | 3. 근대화의 물결 앞에 놓인 민중

 

제4장 제국주의의 침략과 반제 민족운동

1. 청·일·러 세 제국의 패권경쟁 | 2. 반제 민족운동과 국제연대 | 3. 이중의 억압, 소수민족의 운명

 

제5장 사회주의와 민중운동

1. 사회주의 수용의 지역연쇄 | 2. 새로운 국민국가를 향한 모색 | 3. 도시화와 대중사회

 

제6장 총력전의 충격과 대중동원의 체계화

1. 파시즘의 침략과 총동원체제 | 2. 반파쇼 민족전선의 대항동원 | 3. 식민, 민족동화, 민족이산

 

제7장 냉전체제의 형성과 탈식민의 지연

1. 두 진영의 대립, 중국혁명과 미일동맹 | 2. 타율적 전후처리와 탈식민의 지연 | 3. 냉전 속의 열전과 갈등의 내면화

 

제8장 자본주의 진영의 산업화와 민주화

1. 전쟁특수와 경제재건 | 2. 개발독재, 성장과 분배의 거리 | 3. 민주화와 민중운동의 성장

 

제9장 사회주의 진영의 실험과 궤도수정

1. 신민주주의의 유산 | 2. 농민사회주의의 실험과 좌절 | 3. 개혁개방과 사회단체의 부활

 

제10장 탈냉전시대의 갈등과 시민운동

1.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군사대국화 | 2. 국가주의의 연쇄와 패권경쟁 | 3. 사회양극화와 시민운동

 

종장 평화와 민주주의 연대를 향하여

정치화된 한국현대사 신화를 넘어서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균 교수의 현대사 강의


한국사회에서는 늘 역사가 문제를 일으킨다. 대학입시에서 한국현대사 과목이 들락날락하고, 현대사 교양서가 지자체 및 학교·군대의 도서관에서 불온도서로 낙인찍혀 퇴짜를 맞기도 한다. 좌편향이니 우편향이니 하는 신화로 덧씌워진 현대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새롭게 읽기 위해 서울대 박태균 교수가 입을 열었다. 저자는 외국의 한국학 학자와 수시로 교류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택시기사가 주 청취자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는 전방위 역사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는 통사로서 한국현대사에 접근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한국현대사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10가지 이슈와 이와 관련해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짚어준다. 특히 강의 및 방송에서 접한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복잡하고 어려운 역사적 정황을 쉽고 상세하게 해설하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광복 70주년, 한국전쟁 65주년, 한일협정 50주년 등 유난히 굵직굵직한 현대사 사건의 기념일이 많은 올해, 첨예한 한일 간의 문제부터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에 관한 쟁점까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10가지 이슈는 한국현대사의 중요한 국면과 사건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고리 역할을 할 것이다.

매듭짓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

: 한국전쟁 65주년, 한일협정 50주년, 광복 70주년 …

해결하지 못한 역사는 그 상태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아서 여러 병폐를 일으킨다. 경제성장과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급하게 체결했던 한일협정은 일본군 위안부와 징병·징용 문제에서 잡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역사학자로서 저자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의 뿌리에 주목할 때 현재 상황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주장의 핵심은 “일본의 과거사 망언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50주년을 맞는 한일협정은 매듭짓지 못한 역사의 대표적인 예다. 한일협정을 통해 ‘청구권자금’이라는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받은 배상금이 일본이 과거사 망언을 일삼는 배경이 되는 탓이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해서 근대화시켜줬는데, 일본 패망 이후 승전국도 아닌 한국이 일본 국민의 재산을 강탈해갔다. 그럼에도 일본은 한일협정을 통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 일본 우익의 기본적인 생각이다(본문 41~46면 참조).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지만, 일본 우익의 주장은 나름의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본은 착취를 하기 위해서라도 개발을 해야만 했고(본문 104~109면 참조), 미군정은 일본정부의 공공재산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재산까지 몰수했으며, 어찌되었든 한국정부는 배상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해야 하지만, 전후 일본에서 전범 처리와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논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사람 대부분은 일본이 근거 없이 생떼를 쓰는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일본정부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실 독도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양차 세계대전 기간 중의 열강, 특히 미국은 이 문제에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전쟁 기간 중에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한국이 반환받아야 할 땅에 독도가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대외전략을 반영해 조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본문 26~34면 참조). 일본이 국제재판소로 이 문제를 가져가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 데에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일본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만 여기고 그들의 역사인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과거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배제된 채 불리한 조약이 맺어진 과거가 되풀이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10가지 이슈는 제대로 해결하고 넘어가지 못한 우리 역사의 상처들에 다름 아니다. 한국현대사의 주요 쟁점이 일제강점기에서 비롯되는 만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10가지 이슈 중에서 4가지(독도, 과거사 망언, 영토, 식민지 근대화론)가 일제강점기 및 이때 맺어진 국제협약과 관련된 것이다. 정치적 입장이나 상대국의 태도만을 문제 삼는 것에서 벗어나 역사적 사실을 바로 살필 때, 우리 역사가 바로 서고 이웃나라와의 묵은 관계도 풀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영웅전이 아니다!”

: 이제는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을 바로 볼 때

한국현대사 이슈를 논할 때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빼놓기란 힘들다. 의도한 결과이든 아니든 민주화와 경제성장이라는 한국의 브랜드가 이들의 오랜 집권기간 동안에 다져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역사인물의 공과와 사건의 명암을 모두 나열한다고 해서 객관적인 시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객관적인 서술을 한다고 해놓고서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얻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짜맞추거나, 역사를 특정 개인의 영웅전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런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건국 대통령’과 ‘반민주적 독재자’라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치화된 신화에서 조금만 벗어나보면 민주주의의 절차를 무시하고 전시의 피난처에서 부산정치파동을 일으킨 정치가, 환율 문제와 반공포로 석방 사건으로 미국과 갈등을 일으킨 대통령의 모습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친미주의자라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미국이 이승만 제거 계획을 세울 정도로 집권 기간 내내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본문 128~36면 참조).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논란은 더 극심하다. 일례로 ‘5·16은 쿠데타인가, 혁명인가’는 오늘날 사상 검증을 위한 질문처럼 쓰이는데, 용어의 정의와 이후 5·16 세력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쿠데타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당연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서 박정희 정부의 공과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사실과 신화를 구분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9장 ‘5·16’ 참조). 저자는 ‘박정희는 독재자이다’ ‘박정희는 경제대통령이다’ 하고 단정 짓기 전에 역사적 인물인 박정희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제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당대를 깊이 들여다보면 민주화와 경제성장은 함께 가는 것이며, 박정희는 단 한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대한민국 경제신화에서 역사적 사실은 이승만 정부 때부터 끊임없이 경제위기를 겪었으며, 동시에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문제는 역대 정권에서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덮고 지나왔다는 데서 비롯된다. 부실기업을 살리기 위해 사채를 동결한 박정희의 8·3조치, 80년대 경제위기를 3저 호황에 기대 해결한 신군부의 정책은 대표적인 경제위기 미봉책이다(본문 230~38면 참조).

박정희와 관련한 논쟁은 햇볕정책으로까지 이어진다. 사람들은 흔히 햇볕정책 하면 김대중, 흡수통일 하면 군사정권이라는 도식으로 나누려고 한다. 그런데 햇볕정책이든 흡수통일론이든 그 근본은 북한을 변화시켜서 통일을 이루겠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심지어 이 두 정책 모두 박정희 대통령 생전에 추진되었던 정책이기도 한다. 그러니 햇볕도 바람도 모두 보수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10장 ‘햇볕정책’ 참조).

10가지 이슈에는 우리에게 중요한 두 전쟁도 빠지지 않는다. 한국전쟁을 다루고 있는 6장은 제목을 ‘정전협정’이라고 붙일 만큼, 격렬했던 전투가 일어나고 난 후 2년 1개월간의 정전협정 체결 과정을 깊이 있게 그리고 있으며, 7장 ‘베트남 전쟁’은 전쟁특수론에 묻혀 제대로 거론되지 않은 베트남전쟁의 본질과 그에 따른 폐해를 무게감 있게 다루고 있다.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는 저자가 지금까지 연구한 성과의 엑기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관계사와 경제사 전공자로서 그간 발표한 숱한 연구논문뿐만 아니라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다룬 교양서·기명칼럼을 통해 선보인 균형 잡힌 시각이 이 한 권에 녹아 있다. 특히 역사를 깊이 있게 연구한 사람만이 내놓을 수 있는 간결한 해설이 돋보이는 책이다. 독자들은 오늘날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 현대사의 이슈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나름의 견해를 다듬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10가지 이슈

: 최고경영자 과정 CEO부터 택시기사까지

탁월한 연구업적만 보면 박태균 교수는 전형적인 학자·연구자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전세계 학생과 제3세계 엘리트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 과정의 CEO들에게 한국현대사를 정확하게 가르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중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한다.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태균의 한국사’를 진행하면서 얻은 독자들의 반응이 이 책의 집필에 큰 도움이 됐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었던 덕이다. 프로그램을 챙겨듣는 독자들은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을 균형 잡힌 관점으로 이해하게 된 데에 고마움을 표하거나, 때로는 항의성 문제제기를 하기도 하며 이 책의 집필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 책에서 선정한 10가지 이슈는 모두 청취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사안들이다.

이 책의 체제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책 중간중간 들어간 국제협약의 번역문이다. 자구의 해석 하나만으로도 체결 과정에서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야 했던 조약들을 우리는 그간 너무 소홀히 했다. 일례로 ‘적절한 시기’에 한국을 독립시키겠다고 한 카이로선언(본문 20면 참조), 대한민국을 ‘한국 내의 유일한 정부’로 인정한 대한민국 정부 승인안(본문 77면~78면 참조), 한일협정 전 체결된 조약에 대해 ‘이미 무효’라고 규정한 한일협정의 제2조(본문 46~47면 참조)는 당대는 물론이고 현재까지도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록 건조한 문구이지만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자국사를 자국 국민에게 가르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에 이를 알리는 것이다. 오랫동안 국내외 한국사 학계와 교류해온 박태균 교수는 우리 안의 시각에 갇힌 한국현대사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한국현대사가 어떤 것인지 독자들이 분명하게 알 수 있게 한다. 열린 한국사를 통해 우리 역사의 가능성, 아픔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Changbi Publis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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