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미친. 다니엘이 왜 우리 집에 있어!”
내 최애 딜도의 모델이 우리 집에 무단 침입할 확률은? 그럼 우연찮게 세계적 팝 가수인 다니엘 제퍼슨이 내 스토커일 확률은? 어림도 없지. 이건 다시 태어나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그쪽, 정체가 뭐예요?”
“누구긴. 어제는 간택 어쩌구 하면서 남자 친구라더니, 볼일 다 봤다고 모른 척하는 거야?”
“아니 그건 당신이 아니라 핑돌이…… 아니 딜도한테…… 아니 혼자서 한 말…….”
“그러니까. 주인이 분명히 나를 들고 그렇게 말했다고.”
“네? 그게 무슨…….”
트레이닝복을 무릎까지 내린 다니엘은 뒤돌아 허리를 숙였다. 밝은 조명 아래 드러난 그의 뒤태는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사과 같은 엉덩이 두 쪽은 물론, 그 사이로 수줍게 고개를 내민 핑크빛 구멍까지. 그렇다. 그는 항문조차 핑크색인 완벽한 남자였다.
‘음? 엉덩이에 뭐가 깨알같이 적혀 있네.’
코를 박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읽지 못할 만큼 매우 작은 크기였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간 나는 글자를 읽기 위해 두 눈을 부릅떴다.
“MADE IN KOREA?”
익숙한 바탕체에 대문자로 적혀 있는 심플한 단어의 조합.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는, 한국인이라면 저절로 국뽕이 차오르는 단어였다.
“말도 안 돼.”
진짜로. 정말로 딜도였다고?
은혜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