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른 태오 때문에 그의 집으로 향한 나무는 모든 것이 들통 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희가 그러던데.”
“…….”
“네가 씨발, 나를 좋아한다더라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고,
어째서인지 자꾸 눈이 감기는데…….
*
“내가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너는 왜 와 보지도 않고 가는 거야? 응?”
갸름하게 좁아지는 태오의 눈빛이 점점 험악해졌다. 미간에 깊어진 주름이 그의 기분이 상당히 저조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태오를 화나게 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기에 나무는 뭐라도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입은 너무 무겁고 머릿속은 몽롱해 생각이란 것을 할 수가 없었다.
“무, 뭐……. 무슨 마알인지…….”
“모르겠어?”
“어, 으으…….”
발음을 뭉개며 흘린 소리에 태오의 표정이 나른하게 풀어졌다. 조금 전의 험상궂은 기운을 완벽하게 지워내고 태오가 우련하게 미소 지었다.
“괜찮아, 나무야. 지금은 몰라도 돼. 한잠 푹 자고 일어나면……. 전부 알게 될 테니까.”
나무는 무겁게 내려앉는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렸다. 그 시선에 빈 맥주잔이 흐릿하게 들어왔다. 희미한 의식의 작은 틈으로 왜 수돗물은 하나의 잔에만 묻어 있었을까, 하는 의심이 파고들었다.
“태……오…….”
파르르 떨리는 나무의 멍한 눈을 들여다보며 태오가 속삭였다.
“말해두는데, 나는 지금부터 네가 깰 때까지 너한테 박아댈 거야. 그걸 똑똑히 기억하고…….”
태오의 까만 눈이 음침하게 빛났다.
“잘 자, 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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