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가 막히게 잘 맞았다가, 더럽게 안 맞았다가 30년지기인 현서와 재형은 8년째 침구 전문 브랜드 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둘은 그야말로 ‘오만’ 비밀을 공유한 사이이다. 서로의 단점과 습관은 물론 인간 관계도마저 쓱쓱 그려 낼 수 있을 정도로. ‘너,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왔니? 소름!’ 잘 맞을 땐 기가 막히게 맞는다. 우산 꼭지에 벼락이 떨어질 확률만큼 안 맞을 때가 더 많긴 하다.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해 봐, 그게 말이 돼?’ #2. 바늘에 꿴 실처럼 두 사람을 ‘유사 연인’으로 엮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족들도 한 마디씩 한다. ‘정 못 찾겠으면 현서하고 어떻게 해 보든지.’ 현서의 입장은 매우 단호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재형 역시 덜하지 않다. ‘어머니,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바늘에 꿴 실처럼 함께 다닐 뿐, 두 사람은 선(線)이 분명하다. #3. 조까치가 날아오는 바람에 하는 짓거리 때문에 ‘조까치’라는 별명을 얻은 중학교 동창 조지훈이 엄청난 양의 침구를 주문한다. 지훈에게 저녁을 대접하러 나간 자리, 현서는 누군가와 뜻밖에 재회를 한다. 큰어머니의 성화에 하는 수 없이 맞선을 봤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던 그 남자, 공철준을 만나게 된 것이다. 무례한 공철준에게 당황한 현서는 재형에게 SOS를 보낸다. - 나 좀 도와줘. 일이 뭔가 잘못된 것 같아. - 인상 더럽게 쓰고 있어. 그 얼굴 보고 안 달아날 놈 없어. #4. 난생처음 데면데면 현서가 조까치 때문에 불쾌한 일을 겪은 걸 알게 된 재형은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