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외롭지 않은 건 아니니까. ‘결혼에 관심 없습니다.’ 부사장 승진을 눈앞에 둔 정혁은 결혼에는 관심이 없다. 연애 역시 마찬가지이다. ‘촌스럽게 사랑은 무슨.’ 인정받는 콘텐츠 기획자인 준영에게 사랑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비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섬에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날, 처마 끝에서 비를 피하던 준영은 정혁의 도움을 받게 된다. 폭우 덕분에 펜션 독채에서 일행과 함께 하룻밤을 보낸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서울로 올라온 정혁은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 두 사람은 서로 사귀기로 합의한다. “가끔 만났으면 하는데, 신준영씨 생각은 어때요?” “여자가 필요해요?” 그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솔직한 준영에게 상당한 매력을 느꼈다. 정혁이 대답했다. “폭우 속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여자에게 호감을 느꼈다고 해 두죠.” “두루뭉술한 관계는 어때요?” 준영은 고른 치열을 드러내며 웃는 그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다. #2. 깃털처럼 가볍게, 상처받지 않을 만큼 조금만. 준영은 사랑을 전제로 하지 않는 정혁과의 관계에 안정감을 느낀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섹스파트너라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다. “가벼운 관계, 어떻게 생각해요? 난 그런 게 좋은데.” “나쁘지 않죠. 지나치게 가볍지만 않다면.” “지나치게 가볍다는 건 어떤 걸 말하는 거예요?” “적어도 좋은 감정 정도는 느끼는 게 옳다고 봐요.” #3. 함부로 사랑하다가……. 그러나 언제부턴가 준영은 약속을 잊은 것처럼 구는 그에게 선을 긋는다. ‘촌스럽게 굴지 마.’ 정혁은 그런 그녀의 말을 유연하게 받아넘긴다. ‘깃털 두 개만 얹을게.’ 함부로 사랑하다가, 진짜 사랑에 빠져 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