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그녀는 20년 지기 친구, 원수였다. 그의 인생에 사사건건 태클을 걸어대며 비극으로 몰아넣었던 마녀! “한새와 결혼하겠습니다. 그 사람을 제게 주세요.” 그런 그녀가 8년간 잠적하더니 '청혼'이라는 어마어마한 폭탄을 가지고 그의 앞에 나타났다. 오늘은 한새와 문주의 결혼식이 거행되는 날. 방긋방긋 웃음을 흘리는 신부와 달리, 세상 다 산 사람처럼 퀭한 얼굴을 한 신랑의 모습에 하객들이 이상하다는 듯 수군댔지만, 결혼식은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신랑 강한새 군은 신부 황보문주 양을 아내로 맞아 평생을 사랑하고 아껴줄 것을 맹세합니까?” “죽어도 맹세 못 합니다.” 새신랑이 내뱉은 뜻밖의 대답에 주례사는 물론이고 양가의 부모와 친지들, 그리고 하객들은 크게 당황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겐 따로 사랑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것도 이미 제 아이까지 임신한 여자가 말입니다!” 신랑의 입에서 연속으로 쏟아져 나오는 폭탄발언에 식장 안은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그러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 다 산 사람처럼 허탈해 보이더니, 그의 입가에 보일 듯 말 듯한 승리의 미소가 설핏 지어지려는 찰나였다. “신랑 몫까지 제가 맹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