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는 동안 절대 다른 놈에게 한눈팔기 없기. 그리고 다른 놈들이 집적대도 넘어가기 없기. ……서인아, 나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줄 거지?” 일이 길어질 수도 있지만 꼭 돌아오겠다 약속하고 떠난 석준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를 찾는 일만이 서인의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다. “난 민서인 당신에게 관심 있는데, 나 당신의 남자로 어떻습니까?” 자신을 닮은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서인이 자꾸만 강진의 눈에 들어온다. 그녀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이제는 강진 자신이 그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서로에게 유일한 사랑이었던 석준과 서인, 그리고 또 한명의 남자 강진 사랑을 잃어버린 그녀 서인은 사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내가 매력이 없다고? 그럼, 매번 나를 볼 때마다 이 눈동자에 어른거리는 짙은 그림자는 뭐라고 설명할 거지?” “놓으시죠.” 그녀가 얼굴을 굳혔다. “나를 누구로 착각하면서 곁눈질로 보거나, 몰래 훔쳐보거나,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데, 안 그런가?” 그가 입꼬리를 올린 채 말했다. 그러나 그의 눈은 냉담했다. “그 점은 미안합니다.” “난 사과를 원하는 게 아냐.” “……저와의 섹스를 원하세요?”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그의 정곡을 찌르듯 물었다. “나를 도발하는 건가?” 그의 눈빛이 위험스럽게 빛났다. 그녀는 그 시선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왜요?” “몰라서 묻는 건가?” “네,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따박따박 대답했다. 그가 한 발 그녀에게로 다가섰다. 그러고는 얼굴을 바짝 들이밀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모르겠다면 가르쳐줘야지. 안 그래?”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그녀의 뒷머리를 잡아 당겼다. “읍!” 그는 갈급했다. 그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그녀의 입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부드럽고 촉촉한 혀를 찾아 입 안을 휘저었다. 꿀이라도 생산하는 곳인지 달았다. 그의 애간장을 태우듯 그녀는 정말 달았다. “으으으.” 그녀는 발버둥 쳤다. 그의 혀가 산소를 빼앗아가 버렸는지 숨쉬기가 무척 어려웠다. 꽉 맞물린 입에서 벗어나려고 그의 가슴을 밀어내봤지만 그는 커다란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에게서 벗어나려는 소리만 흐트러져 나올 뿐이었다. “달아, 단 것을 싫어하는데도 자꾸만 먹고 싶어지는 단 맛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