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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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이다. 어디라도 훌쩍 떠나고 싶지만 팍팍한 일상은 여유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주5일제와 웰빙열풍은 값지게 인생을 즐기라고 등을 떠밀지만 먹고살기 바쁜 처지에는 또다른 부담일 뿐이 다. 잠시라도 숨가뿐 생활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쉬고 싶은 생각이 간 절한 요즘, 가까운 곳에 소풍을 가보는 건 어떨까. 거닐소(逍)에 바람 풍(風)이라, 바람에 일상의 짐을 훌훌 날려버리고 한가로이 거닐라는 이 말은 휴식의 참의미를 일깨워준다. 휴가철에 이름난 휴양지가 아니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그 순간을 즐긴다면 언제 어디서든 우리는 소풍중이다.

흥겨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를 자랑하는 소설가 성석제가 신작 산문집 『소풍』을 펴냈다. 음식과 맛에 얽힌 추억을 맛깔스럽게 버무리며 구수한 사람, 맛깔진 세상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누고 기억하는 행위가 곧 일상을 떠나 마음의 고삐를 풀어놓고 한가로운 순간을 음미하는 소풍과 같다고 말한다. 음식은 “추억의 예술이며 오감이 총동원되는 총체예술”이며, “필연코 한 개인의 본질적인 조건에까지 뿌리가 닿아 있다”는 지론은 곧 우리 세대가 잃어버린 사람살이의 다양한 세목을 되살려내온 성석제 소설세계와 상통한다. 십수년간 각종 매체에 연재하며 갖가지 음식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낸 작업이 ‘음식의 맛, 사람의 맛, 세상의 맛’을 함께 음미하게 하는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1부는 너비아니부터 묵밥까지 한끼 식사로 적당한 음식, 2부는 냉면과 라면 같은 국수류, 3부는 김치나 홍시, 석화젓 등의 곁다리 음식 , 4부는 국화차, 소주 같은 마실거리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살이가 제각각이듯 다루는 음식도 다양하다. 식성대로, 글맛대로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

성석제를 사로잡은 맛들은 진귀하거나 값비싼 음식에서 나오지 않는다. 흔하고 하찮은 음식일지라도 만든 사람, 만드는 과정, 먹는 장소, 먹는 동안 일어난 일, 함께 먹은 일행 등등에 대한 느낌이 합쳐져 하나의 기억을 이룬다. 그 기억은 곧 먹은 사람의 개인사이자 그가 속한 사회의 풍속의 일부가 된다. 겨울밤 이웃끼리 제삿밥을 나누던 시절, 라면과 자장면에 얽힌 성장기, 김치 서리의 풍경, 나이트클럽 앞에서 팔던 순두부, 긴 겨울 옷장에서 삭힌 홍시, 처음 먹어본 막걸리 등 추억의 맛, 맛의 추억이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유명세만 믿고 ‘기본’을 갖추지 않은 상술, 인체에 유해한 조미료의 남용, 입맛을 평균화시키는 패스트푸드 등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함께한다. 틈틈이 각종 음식과 식재료에 관한 역사와 상식과 함께 오리 농법이나 무농약 과일처럼 달라진 식문화 세태를 엿볼 수도 있다. 곁들여, 북한의 평양냉면, 인도의 커리, 베트남 쌀국수, 중국의 국화차, 미국의 게 요리와 연어 스테이크 등을 맛본 체험기가 이채롭다. 푸짐하게 차려진 성석제의 맛깔스런 산문에, 만화가 김경호의 익살스런 삽화가 곁들여져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Changbi Publishers

Bewertungen und Rezensio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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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en-Profil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소설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를 내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중단편 소설집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조동관 약전』 『호랑이를 봤다』 『홀림』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참말로 좋은 날』 『지금 행복해』 『이 인간이 정말』 등과 짧은 소설을 모은 『재미나는 인생』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펴냈다. 장편소설에는 『왕을 찾아서』 『아름다운 날들』 『도망자 이치도』 『인간의 힘』 『위풍당당』 『단 한번의 연애』 『투명인간』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동서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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