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의 가족사를 통해 낯선 욕망의 무늬를 그려 내는 ‘수색’ 연작소설 제27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 수록
소설다운 소설의 가뭄에 이 소설은 반가운 단비처럼 느껴진다. 연작장편 『수색, 그 물빛 무늬』를 통하여 작가는, 가두어도 가두어도 비집고 나오고 또 갖고자 하면 저만치 달아나 버리는 욕망의 생리를 보여 준다. 그 욕망은 일상을 위태롭게 만들면서 동시에 일상에 활력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일상의 경계 밖에서 그 경계를 끝없이 허물면서 아름답지만 아픈 무늬를 만들어 낸다. ‘수색’이라는 진부한 일상의 동네 또는 삶 속에서 ‘물빛’이라는 아름다움을 걸러내는 작가의 능력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여섯 편의 연작에 그려져 있는 우리 내면의 물빛 무늬 욕망을 만나는 일은 오랜만의 행복한 소설 읽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