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솔직히 무섭고 두렵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말입니다.” “왜요? 우리 사이가 특별한 사이라 겁이 나세요?” “아뇨, 내가 겁이 나는 건 그런 것 때문이 아닙니다. 내가 겁이 나는 건…….” 영수가 말끝을 흐렸다. 수연이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영수가 말을 쉽게 잇지 못하자 입술을 움직였다. “그게 아니면 뭐가 겁이 나는데요?” “욕심, 욕심 때문에 겁이나요. 제수씨를 볼 때마다…….” “무슨 욕심이…….” 되묻던 수연이 말끝을 흐리고는 영수를 응시했다. 영수도 수연을 말없이 응시했다. 말은 없었지만 수연도 영수도 자신들이 던진 말에 담긴 그 의미를 인지하고 있었다. “우리 분명 후회할 거예요.” “어쩌면 그러겠죠.” “그리고 아주버님의 그 욕심이 채워지면 날 밀어낼 거예요. 그렇죠?” “아뇨, 밀어내지 않아요.” 영수의 단호한 음성에 수연이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일렁이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영수의 눈빛을 보던 수연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정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