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체5 술잔처럼 투명하게

실베인 레이너드

Oct 2013 · BOOK21 PUBLISHING GROUP

About this ebook

 천국의 아름다운 등불, 베아트리체

지옥에 빠진 그를 구하다

『베아트리체 ? 술잔처럼 투명하게』

● 책 소개

에로틱과 로맨틱을 넘나든다, E-Book 단독출간!

단테의 『신곡』과 함께 울려 퍼지는 고품격 러브스토리

꿈같은 시간이 흐르고 심판의 시간이 다가온다

과거 가브리엘의 죄악은 줄리아의 빛으로도 가려지지 않는데…….

단테 전문 대학교수 가브리엘 에머슨. 그의 대학원생으로 입학하게 된 줄리아 미첼. 그들의 사랑은 교수와 제자라는 신분하에 한순간 불법이 되고 만다. 친교금지 정책을 위반했다는 크리스타의 고발로 인해 두 사람은 위기에 처하게 되고, 대학원장은 심도 있게 둘 사이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발견한 한 통의 메일로 두 사람의 사이를 증명하게 된다.

천국에서는 잊고 있었던 교수와 제자라는 신분이 지옥이 되어 그들을 찾아온 그때, 가브리엘의 과거는 더 큰 어둠을 몰고 온다. 가브리엘은 그 어둠을 몰아낼 방법이 없고, 어느 등불보다 밝고 아름다웠던 줄리아의 빛도 어느새 흐릿해진다. 

어렵게 하나가 된 그들이 서로를 지키는 데 필요한 또 다른 통과의례는 과연 무엇일까.

『베아트리체 ? 달빛처럼 황홀하게』(완결)로 이어집니다. 

● 출판사 서평

단테 전문가인 가브리엘 에머슨과 대학원생인 줄리아 미첼의 러브스토리!

미국에서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인 <베아트리체(원제:Gabriel’s Inferno/Gabriel’s Rapture)>는 단테와 그의 작품 《신곡》이 큰 테두리를 에워싸고 있다. 프롤로그로 사용되고 있는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짧은 만남이 전체 소설의 분위기를 규정짓기 시작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흔하디흔한 장르 문학의 로맨스가 아니라 대단히 고급스러운 러브스토리로 규정지어지고 있다. 때문에 미술이나 음악 등 예술적인 요소도 스토리 곳곳에 잘 스며들어 있는데, 줄리아가 꿈꾸는 사랑이 보티첼리의 작품과 비교된다거나 남자친구와의 끔찍한 추억 때문에 ‘나인 인치 네일스’의 음악을 싫어하기도 하는 등 문학, 미술, 음악 등의 요소가 묻어나서 더욱 깊이가 느껴진다. 

이 소설에서 저자는 선정적 행위 자체보다는 언어를 통한 묘사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줄리아는 처녀로 나오며 가브리엘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도 후반부에 가서다. 가브리엘의 어두운 과거나 줄리아의 상처 등이 스토리라인에 크게 기여한다. 

매력적이지만 차갑고 ‘욱’하는 성질의 교수와 소심하고 순진한 사랑스러운 대학원생, 열 살이라는 나이 차이 등 캐릭터의 구성 요소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따르지만,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유려한 문체는 이 소설의 품격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에로틱하고 섹슈얼한 소설이지만 성적 표현이 대단히 선정적이거나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고급스럽게 표현하고 있어 로맨스 문학의 신기원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골적인 것보다 은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 끌리는 여성 독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을 만하다. 

깊이 있고 예술적이면서도 지적인 느낌의 로맨스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읽고 나서도 가슴 깊숙이 아련한 떨림을 느끼며 감동을 맛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 57장 미리보기

“가브리엘,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줄리아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가브리엘은 두 팔로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가 그녀의 입술에 키스할 때 줄리아는 진한 스카치 냄새를 맡았다. 그의 입술은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그의 입과 혀는 따뜻하고 다정했다. 그리고 그의 키스는 진하고 관능적이어서 그녀의 피부를 서서히 데우기 시작했다. 

“술을 마셨어요? 무슨 일이에요?”

가브리엘이 잠시 그녀에게서 떨어져 모자와 코트를 벗었다. 그리고는 다시 그녀를 껴안으며 차가운 손가락으로 그녀의 팔을 위아래로 쓸어내리더니 파자마 상의 단추를 풀고 손을 집어넣어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가브리엘은 그녀를 침대로 데려갔고 웃옷을 벗은 다음 그녀가 파자마를 벗는 모습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면서 모든 것을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 되었다. 그는 팔로 그녀를 잡아당기고 그녀의 다리를 자신의 엉덩이 주위로 감쌌다. 그들은 이렇게 빨리 옷을 벗고 사랑을 나눈 적이 없었다. 

그가 닫힌 문 앞으로 줄리아를 데리고 가서 그녀의 등을 문에 밀착시켰다. 그는 절망적으로 이리저리 움직였다. 차가운 손가락으로 그녀를 애무하며 입으로는 가슴을 물고 빨기 시작했다. 

줄리아는 이미 신음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말 없는 열정에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몇 분 후 줄리아는 달아오른 열기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의 가슴이 그녀의 부드럽고 따뜻한 곡선에 닿을 때 느껴지는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 긴장감을 주었다. 가브리엘은 손가락을 넣어 그녀가 준비되었다는 점을 확인한 다음 천천히 들어갔고 줄리아의 목젖에 대고 신음하며 몸을 움직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공기가 비집고 들어갈 조금의 틈도 없었고 피부는 완전히 밀착되었다.

줄리아는 사랑하는 남자와 하나가 된 것에 기뻐하며 신음했다. 그녀의 손은 그의 어깨에서 엉덩이로 미끄러져 내려갔고 줄리아는 등 아래쪽을 잡아당겨 그에게 더 세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부끄러움이 없이 내뱉는 탄성과 소음이 만드는 불협화음으로 그들의 행위는 더 동물적으로 느껴졌고 딱딱한 나무문과 함께 덜커덩거리는 줄리아의 리듬도 한층 거세졌다. 

두 사람의 결합은 시끄럽고 빨랐다. 피렌체 호텔 벽에 대고 했던 섹스보다 더 집중적이고 강렬한 것 같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만족을 느끼며 함께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고 심장이 거세게 뛰는 소리와 피가 몰리는 느낌을 받으며 서로 부둥켜안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만족을 느끼며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좁은 침대 위에 눕혔다. 

가브리엘이 그녀 위에 있었지만, 줄리아는 그를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브리엘도 살짝 움직여 매트리스 위로 체중을 분산시켰지만, 그 역시도 그녀에게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줄리아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속삭였고 가브리엘은 목젖을 코로 비비며 그녀의 향기를 음미했다. 그녀는 그에게 너무 코를 박지 말라고 하며 자신과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그러자 가브리엘이 그녀의 목에 대고 한숨을 쉬었다. 

“난 지금 너에게 말하고 있어.”

가브리엘이 그녀의 어깨에 키스 세례를 퍼부으며 속삭였다. 

“그런데 넌 안 듣고 있잖아.”

줄리아가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그는 그녀에게 다시 키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를 휘감자 두 사람의 대화는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줄리아가 깨어났을 때 집은 조용했다. 지난밤 찾아왔던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열린 창문과 가브리엘의 체취, 그녀의 몸과 침대에 남은 섹스 냄새뿐이었다. 

줄리아는 메모나 쪽지 같은 뭔가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이메일도 와 있지 않았다. 갑자기 지독한 소름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About the author

 ●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실베인 레이너드 Sylvain Reynard

캐나다 출신의 남성 작가.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과 문화에 관심이 많으며, 이탈리아 도시 피렌체를 지나칠 정도로 사랑한다. 

옮긴이 공민희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영국에서 1년간 수학하였다. 이후 통역사로 입사하였으나 번역이 더 적성인 것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전업했다. 현재는 출판번역 전문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명작이란 무엇인가』『누드를 벗기다』『통감』『내면의 힘』『상징의 모든 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