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 빠진 그를 구하다
『베아트리체 ? 달빛처럼 황홀하게』
● 책 소개
에로틱과 로맨틱을 넘나든다, E-Book 단독출간!
단테의 『신곡』과 함께 울려 퍼지는 고품격 러브스토리
흔들리는 등불 베아트리체
사랑, 그 순수함이 포용할 수 있는 죄악의 끝
절망에 빠진 줄리아. 가브리엘이 자신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났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큰 상실감과 외로움에 사로잡힌다. 그때 그녀의 곁을 지키는 폴. 폴은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사랑을 뜨거운 키스와 함께 전한다. 하지만 줄리아는 폴에게서 그 어떤 뜨거움도 느끼지 못하지만, 그의 안정된 성품과 미래에 흔들린다.
한편, 가브리엘은 참회와 함께 자신의 이기심을 깨달으며 줄리아에게 돌아올 준비를 하는데…….
단테의 『신곡』과 함께 울려 퍼진 『베아트리체』의 완결판! 지옥에 빠진 가브리엘은 천국의 등불 베아트리체의 구원을 받아 황홀한 달빛 아래에서 다시금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 출판사 서평
단테 전문가인 가브리엘 에머슨과 대학원생인 줄리아 미첼의 러브스토리!
미국에서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인 <베아트리체(원제:Gabriel’s Inferno/Gabriel’s Rapture)>는 단테와 그의 작품 《신곡》이 큰 테두리를 에워싸고 있다. 프롤로그로 사용되고 있는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짧은 만남이 전체 소설의 분위기를 규정짓기 시작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흔하디흔한 장르 문학의 로맨스가 아니라 대단히 고급스러운 러브스토리로 규정지어지고 있다. 때문에 미술이나 음악 등 예술적인 요소도 스토리 곳곳에 잘 스며들어 있는데, 줄리아가 꿈꾸는 사랑이 보티첼리의 작품과 비교된다거나 남자친구와의 끔찍한 추억 때문에 ‘나인 인치 네일스’의 음악을 싫어하기도 하는 등 문학, 미술, 음악 등의 요소가 묻어나서 더욱 깊이가 느껴진다.
이 소설에서 저자는 선정적 행위 자체보다는 언어를 통한 묘사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줄리아는 처녀로 나오며 가브리엘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도 후반부에 가서다. 가브리엘의 어두운 과거나 줄리아의 상처 등이 스토리라인에 크게 기여한다.
매력적이지만 차갑고 ‘욱’하는 성질의 교수와 소심하고 순진한 사랑스러운 대학원생, 열 살이라는 나이 차이 등 캐릭터의 구성 요소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따르지만,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유려한 문체는 이 소설의 품격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에로틱하고 섹슈얼한 소설이지만 성적 표현이 대단히 선정적이거나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고급스럽게 표현하고 있어 로맨스 문학의 신기원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골적인 것보다 은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 끌리는 여성 독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을 만하다.
깊이 있고 예술적이면서도 지적인 느낌의 로맨스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읽고 나서도 가슴 깊숙이 아련한 떨림을 느끼며 감동을 맛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 74장 미리보기
“안녕.”
폴은 재빨리 기쁜 표정을 짓고 그녀를 맞았다.
줄리아는 낡은 셀린스그로브 고등학교 티셔츠에 세인트 조지프 대학교의 반바지 차림으로 그에게 걸어갔다. 하지만 폴의 눈에는 레저용 의상을 입은 트로이의 헬렌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당신도 잠이 안 와요?”
그녀가 의자를 당겨 폴 옆에 앉았다.
“젖소 한 마리에게 문제가 좀 있어서요. 헬스 바 크런치를 먹을래요?” 그가 벤 앤 제리 아이스크림을 커다랗게 떠서 그녀 앞에 내밀었다.
그건 줄리아가 가장 좋아하는 맛이었다. 그녀는 점잖게 그의 손에서 숟가락을 받았다.
“으음.”
줄리아는 눈을 감고 맛을 음미했다. 그녀는 눈을 뜨고 숟가락을 깨끗이 핥아 먹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폴에게 다시 건네주었다.
폴은 스푼을 아이스크림 통에 놓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줄리아는 영문을 몰라 폴을 쳐다보며 본능적으로 의자를 뒤로 뺐다.
“줄리아.”
그가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속삭였다.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며 자신의 행동을 줄리아가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들은 서로 마주 보고 섰다. 그는 그녀에게 강렬한 열정을 담은 눈으로 말했다.
“당신하고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그러자 줄리아가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우린 작별 인사를 할 필요가 없어요.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보스턴에 오면 만나요.”
“내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군요.”
줄리아는 폴이 잡은 손을 슬쩍 빼고 뒤로 물러섰다.
“알리슨 때문에 그런 거죠? 당신한테 문제를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아요. 아빠와 저만 가도 돼요.”
그녀는 그의 대답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지만, 그는 안도하는 표정이 아니라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이건 알리슨에 대한 것이 아니에요.”
“그래요?”
“정말 몰라서 물어요?”
그가 줄리아를 향해 한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모르겠어요?”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의 예쁜 얼굴이 폴의 커다란 손에 들어왔다. 그는 여리고 여린 그녀가 부서질까 걱정하며 천천히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매만졌다.
줄리아는 그에게서 시선을 피했다.
“폴, 저는”
“제가 말할게요.”
그가 강하게 끼어들었다.
“딱 한 번만 제 감정이 어떤지 말할게요.”
그는 숨을 들이쉬더니 줄리아가 다시 쳐다볼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을 이었다.
“난 당신을 사랑해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한테서 떨어지고 싶지 않은 거예요. 당신을 케임브리지로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요.”
줄리아가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는 고개를 저었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봐요.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 거 알아요. 이건 너무 빠르다는 것도요. 하지만 시간이 좀 흐르면 당신이 날 생각해 줄 수 있을까요?”
줄리아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미래를 떠올리느라 분주했다. 얽히고설킨 가능성이었다. 그녀는 폴을 사랑하고 그에게 안기고 키스를 받으며 함께 침대로 올라가 부드럽고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상상했다. 그녀가 아는 폴이라면 틀림없이 자상할 것이었다.
그는 물론 결혼과 아이를 원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그녀의 학술적 경력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지원해줄 수도 있다.
줄리아는 그런 상상을 하자 기분이 좋았다. 그녀를 한 번도 아프게 하지 않으며 살아있는 동안은 그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착한 남자와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었다. 그녀는 그와 좋은 인생을 보낼 수 있을 것이었다.
폴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자 그녀는 눈을 떴다.
“드라마도, 싸움도, 페인 교수와 같은 일도 없을 거예요. 전 당신을 존중할 거고 절대 결코 당신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날 선택해줘요.”
●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실베인 레이너드 Sylvain Reynard
캐나다 출신의 남성 작가.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과 문화에 관심이 많으며, 이탈리아 도시 피렌체를 지나칠 정도로 사랑한다.
옮긴이 공민희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영국에서 1년간 수학하였다. 이후 통역사로 입사하였으나 번역이 더 적성인 것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전업했다. 현재는 출판번역 전문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명작이란 무엇인가』『누드를 벗기다』『통감』『내면의 힘』『상징의 모든 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