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 심청이 아닌, 황석영의 ‘청이’는 처절하고 안타까운 생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한, 피와 살이 뜨거운 여자다. 『심청, 연꽃의 길』에서 심청은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했던 여자, 세상과 사람을 품을 줄 알았던 여자, 몸으로 동아시아의 근대화 과정을 겪어냈던 여인으로 재탄생되었다. 제물포에서 난징으로, 기루로, 지룽으로, 싱가포르로, 다시 지금의 오키나와인 류큐로, 나가사키로, 또 제물포로…… 청이에서 렌화로, 로터스로, 다시 렌카로…… 이 기구한 운명의 여인 청/렌화/렌카의 삶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