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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물 #황궁 #황제 #태자비 #금단의 관계 #시부&며느리 #집착남 #소유욕 #계략남 #순진녀 -이리 가까이 오세요. 다시 들려온 낮은 목소리에 소맷자락 아래 쥔 손이 움찔하긴 했으나, 이번에는 다행히 되묻는 우를 반복하진 않았다. 미효는 얌전히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더 가까이. 짐이 내 며느님 화용(花容)을 제대로 보고 싶어 그럽니다. 그의 입술 끝이 느른하게 호선을 그리는 모양을, 미효는 언어를 잊은 사람처럼 넋을 놓고 쳐다보고만 있었다. 반듯하게 불거진 미릉골 사이로 조화롭게 뻗은 콧대 역시 깎아 만들어 놓은 양 우뚝했다. 그리고 조청의 빛깔을 띠는 눈동자에 서린 묘한 안광은 사람을 홀리는 것처럼 쉬이 눈을 뗄 수 없었다. -내 얼굴은 다 구경하셨습니까. 그래, 시아비를 처음 본 감상이 어떠합니까? … 붉어진 얼굴을 숨기느라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사이, 거리를 벌린 것이 무색하게 성큼 다가선 황제의 팔이 미효의 허리를 휘감았다. -무서우십니까? 주체가 모호한 물음에 미효는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자신의 등허리를 옭아매듯 감은 그의 팔뚝에 아까처럼 뒷걸음질 칠 수도 없었다. 제 꼴이 마치 올무에 걸린 꿩이 된 것만 같았다. -황실에 들어온 여인들은 모두 죽어 나간다는 얘기는 들어 보셨을 테지요? 갑자기 왜 그런 말을 꺼내는지 황제의 의중을 짐작하기 어려웠으나 미효는 차마 그의 표정을 살필 담력이 없어, 푹 숙인 시선 아래 눈동자만 정처 없이 굴렸다. -이 황실에 삿된 저주가 깃들었다고 하지요. 하여, 황제가 품은 여인이 살(煞)을 대신 맞아 목숨을 잃는다고. 아마, 이대로라면 짐의 대에서 이 예 황가가 족멸하지 않겠습니까? 두 백 년 이어오던 황실의 대가 끊어질 거라는 엄청난 소릴 하면서 황제는 시종 한가롭고 느긋한 태도였다. -그 저주를 내 귀한 며느님께서 깨 주시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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