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다고……약속했었지.”
예고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사랑.
그 사랑을 감히 자만했다. 마냥 행복한 미래만을 꿈꿨다.
하지만 믿었던 삶은 철저하게 연인을 배신했다.
“약속 따윈 없었어. 안 믿었어.”
“믿었든 안 믿었든, 난 돌아와야 했어.”
준영은 숨이 멈출 것만 같았다. 이글거리는 그의 눈동자를 보는 순간 실제로 심장이 정지된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그가 고개를 숙였다. 뜨거운 호흡이 뒤섞인다. 그날처럼……아름답고 뜨거웠던 그때처럼.
“이젠 널 다시 되찾을 거야.”
잊었다고 믿었으나 기억 속에 존재했고,
버렸다고 믿었으나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새로운 삶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오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