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소언은 완을 사랑한 죄로 시력을 잃었다. 그래서 그를 떠나야만 했다. 완은 시력을 잃은 소언과 마주섰을 때 그녀의 남자로서 전부가 되기를 원했다. 두 사람의 운명은? “출발! 야호!” 소언이 망설이지 않게 완은 소언이 고개를 끄덕거림과 동시에 출발해 버렸다. “으아악! 하하하. 야……호!” 소언의 웃음이 멈춰지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끝나 버린 미끄럼 타기였지만 완은 소언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예뻤다. 예쁜 입술에 입 맞추고 싶었다. 그러나 곧 그 생각을 털어 내었다. “한 번 더 타요.” 그때의 그 기억을 말끔히 씻어 내 버린 것일까. 신이 난 목소리로 더 타고 싶다는 소언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럽시다, 까짓것.” 지금 소언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마냥 신이 난 어린아이 같았다. 완은 그런 소언을 지그시 바라보며 뒤에서 꽈악 안았다. “내려간다.” 한 발로 바닥을 치며 출발했다. 짧은 거리이긴 했지만 내려오는 속도감이 더해져 짜릿함이 절로 샘솟았다. 그건 소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신나서 아이처럼 마구 소리를 질러댔으니까. 그런 소언을 보며 완의 웃음보도 터졌다. 집 안 가득 두 사람의 웃음이 퍼져 나감과 동시에 바닥에 닿으려는 찰나, 두 사람의 몸이 엉켰다. “앗!” 순간 두 사람의 움직임이 멎었다. 거칠게 숨을 내쉬느라 두 사람의 맞닿은 가슴만이 들썩거렸다. 완은 숨을 가다듬으며 소언을 응시했다. 분명 소언의 눈도 그를 응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완의 눈길이 소언의 입술로 향했다. 아무리 눈을 돌리려고 해도 소언을 원하는 마음이 거두어지지 않았다. 완의 머리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닿고만 싶은 욕망이 그득한 입술로 입술에 살포시 닿았다. “읍!” - 본문 내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