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사귀던 남자와 헤어진 서아에게 오랜 친구인 차흔의 위로는, 말이 아닌 섹스였다. 지금까지 차흔과 쌓아 놓은 감정은 그저 친구였다. 그렇게 힘들게 쌓아 놓은 우정이라는 탑을 한 번에 무너뜨리고 연인이라는 감정을 다시 쌓아 나간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감정 없는 섹스는 이래서 위험한가 보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 이제부터 연인으로 지내면 돼.” “그게 그렇게 쉬워? 감정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어?” “윤서아. 옛날 생각나지 않아?” “흐으, 안 나. 그만해, 하아…….” “거짓말. 너 내 밑에 깔려서 신음하던 그때, 생각 안 나?” 맞닿은 하체에서 또 딱딱한 감촉이 느껴졌다. 아랫배를 뭉근하게 압박했다. 당장이라도 안으로 파고들어 올 것처럼. 숨이 턱, 하고 막혔다. 순간, 벌어진 그녀의 잇새로 젖은 혀가 들어와 마구 농락했다. 그가 그녀를 완전히 속박해 버렸다. 그녀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차차 빛을 잃고 바닥으로 꺼져 들어가는 이성을 그러쥐었다. 그 짧은 시간, 얼마나 물고 빨았는지 입술이 얼얼했다. 그에게서 입술을 떼어 낸 그녀는 있는 힘껏 그의 뺨을 후려쳤다. 그런 차흔과 10년이 지나 하필이면 직장 상사로 다시 만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