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그날 밤 이후,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었다. “하예서, 너랑 하고 싶다.” 다시 그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왔다. 시간을 주려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달아나려면 달아나라는 듯 그가 느리게 다가왔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도망갈 수 없을 거라고 경고를 하듯 천천히 다가오는 도진을, 그녀는 초점 없는 시선으로 올려다보았다. 서로를 향한 뜨거운 시선이 엉켰다. 그가 심장을 울리듯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난 우리 관계가 달라지길 원해. 친구 사이가 아니라…….” 뜨거운 눈빛과 가슴속까지 울리는 낮고 강한 음성에 그녀의 몸이 굳어졌다. “하아…….” 섬세한 손가락이 가슴을 조심스럽게 쓸고 손가락이 바짝 일어선 그녀의 젖꼭지를 스쳤다. 귓불에 그의 숨결이 닿았다.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와 귓불을 간질이는 느낌에 예서의 온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더운 숨과 함께 달콤한 밀어가 그녀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이 시간 이후부터 우린 친구 아니다.” 아니라고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의 입술이 닿는 순간, 이미 친구의 관계는 끝나 버렸다. 이제 어떤 관계가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