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읽기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과 현대적 번역
한글세대를 위한 우리 시대의 ‘동문선’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등의 중견 학자를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의 신진 학자들이 참여한 선집이다.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 지혜가 스민 우리나라의 고전 한문 명문 중 현대인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글들을 가려 뽑아 현대어로 옮기고 풀이했다. 한 권당 일곱 편씩 번역문과 해설, 원문을 함께 실어 구성했으며 매달 세 권씩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62권은 실학의 거두 성호 이익과 시인으로 유명한 석북 신광식의 글을 모았다. 이익은 학문에 비해 문학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문학적 성취 또한 낮지 않으며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문학을 갈구한 점이 돋보인다. 표제작인 「노비도 사람이다」는 죽은 노비를 위해 직접 제문을 지은 것으로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글이다. 주인과 종 사이의 삭막한 착취 관계를 고발하고 있어 오늘날에도 공감을 자아내 참신하게 읽힌다. 한편 함께 실인 신광수의 산문 세 편은 모두 신비로운 기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임협을 숭상하는 당시 지식인 사회의 풍기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