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현대 사회의 풍경을 담은 임정연 소설가의 소설집 『우리는 은행을 털었다』가 출간되었다. 책에 수록된 다채로운 작품들은 가성비와 효율성, 자본이라는 현대 사회의 가치에 제동을 걸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번 소설집에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한 「너의 마지막 모습」,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자본만을 좇은 나머지 자신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인물들을 그린 「불」, 「용산역」을 비롯해 총 6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다.
임정연 소설가는 5년 만에 출간하는 소설집에서 극단적인 상황과 함께 그 상황에 놓인 인물의 생생한 감정들을 그린다. 단순한 스릴러처럼 보이는 작품들 속 비틀린 인물들이 품는 끔찍한 생각과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사람 간의 관계를 포기한 결과처럼 보인다.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타인과 연결되기를 거부할 때 우리는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가. 극단적인 인물들을 우리 앞에 펼쳐놓으며 저자는 비효율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관계의 형성과 감정의 교류가 부재한 지금의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만든다.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야간비행」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제1회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 선정작인 장편소설 『질러!』를 시작으로 아르코 창작기금 선정작 소설집 『아웃』,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 선정작 소설집 『스끼다시 내 인생』,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및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선정작 장편소설 『페어리랜드』, 장편소설 『런런런』을 출간했다. 이외에 단편집 『불』과 장편소설 『지옥 만세』, 그리고 커피 매니아 저승사자와 상큼발랄 여고생의 악령 퇴치기 『혜수, 해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