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라는 화려함이 짙을수록 이면에 더욱 뿌옇게 가라앉는 침통함. 권력보다는 철학을 믿고 인간을 사랑했던 고독한 영웅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삶에 대한 심오한 그의 시선이 일기장에 펼쳐진다. W세계문학 196번은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자성록』이다. 이 작품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장에서 여러 해를 보내며 써 내려간 일기와 같은 형식의 글을 엮은 것이다. 이 글들은 거대 제국의 황제로서 다사다난했던 그 기구한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고, 어지러운 나라의 미래와 위기에 처한 한 국가의 황제로서의 위치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할 때마다 깨닫는 세상사, 인간사 등의 참모습을 관조한 흔적이다. 철학을 믿었던 황제, 인간을 사랑하고 불순하다고 여기는 것은 철저히 멀리 했던 정직한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의 진리에 대한 강한 탐구 정신은 격렬한 전투장에서도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스스로를 내면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흔히 다른 전장에서 기록된 역사서와 전쟁 기록서와 다른 성격의 명상을 가능케 하는 글을 남겼으며 훗날 그가 철인 황제로 칭송받게 되는 데 이바지하게 된다. 『자성록』은 스토아철학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총 12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열린책들의 『자성록』에 수록된 「역자 해설」에는 스토아철학의 기본 사상을 정리해 두어 독자들의 이해를 쉽게 했다. 해설에도 언급되는 내용이지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반복적이고도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아래와 같다. 「만물은 항상 유기적인 법칙 아래 생성, 소멸된다」, 「죽음도 그 생성과 소멸의 일부이며 모두에게 공평하니 두려워 말라」, 「인간은 모든 만물 중에도 이성을 가진 탁월한 존재이다」, 「자연의 운행에 거스르는 태도는 무의미하며 고통만을 가져온다」, 「결정론에 따른다면 세상에서 행복과 불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의 삶과 사고에 확신을 가지고 겸손하게 살되 세상의 이치와 인간들 그리고 그 외의 사물을 보는 눈을 더 명징하게 유지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