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라의 말 어느 날, 사랑하는 남자의 동생이자 친구가 죽었다. 그것도 바다에 빠진 날 구하려다가. 깊은 죄책감과 절망 속에서 슬픈 거울 속의 그대를 더 이상 사랑이라 말하지 못한다. “그 사람을 보면 거울을 보는 거 같다, 언니. 그래서 마음이 아파. 거울 속의 그 사람이 나와 다르다고 느껴질 때,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헤어지겠지. 억지로 헤어지는 건 슬퍼서 싫어. 아빠도, 건우도 그렇게 다 내 곁을 떠났는데 어떻게 또 그래? 그 사람도 날 보면서 거울 보는 거 같을 텐데, 내가 사라져 버리면 공허해서 어떡해? 언닌 생각해 봤어? 어느 날 거울을 보는데 그 속에 내가 없는 거야. 그럼 무섭지 않겠어? 난 겁나. 어느 날 그 사람이 내 앞에서 사라질까 봐.” - 건형의 말 동생이 사랑한 여자. 그리고 내가 사랑한 여자. 불면증처럼 사랑이 괴롭다. ‘잠비’처럼 다가온 그녀를 이젠 사랑이라 부르고 싶다. “제 동생은 한 생명을 구하고 죽었습니다. 그 희생이 값진 건 그 녀석이 진심으로 태라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저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하다가 죽는 거 불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 셋이 죽는다는 저주의 사주를 타고난 태라. 잔혹한 운명 앞에서 그녀는 이미 두 사람을 잃고,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다. 그녀는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운명에 순응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것인가. 이조영의 로맨스 장편 소설 『잠비(잠자라고 오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