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강한 자극에 쾌감이 밀려들었다. “하아.” 지안은 그의 어깨에 이마를 박고 더운 숨을 내쉬었다. 더 깊은 것을 원했다. 정신을 놓은 여자처럼 미친 듯이 매달려…. ---------------------------------------- “줄도 서지 말라고요? 내가 그렇게 후져요?” 처음엔 호감이었고 동경이었다. 설렘은 점점 깊어져 욕심이 났다. 그녀, 이지안……지극히 평범한 삶을 지향하는 그녀의 앞에 나타난 왕자님에게 빠지면 안 되는 거였다. 한껏 노력하며 지켜온 평화로운 삶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어차피 내가 사는 세상은 처음부터 거미줄 투성이었다. 함정과 속임수, 온갖 욕망으로 얼룩진 거미숲……거기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쳐봐야 포식자에게 ‘어서 날 잡아먹어 주세요’하고 애걸하는 행위밖에 되지 않는다. 숨죽인 채 기다려야 한다. 단숨에 빠져나갈 그때를 기다리며 죽은 듯이 엎드려있어야 한다! - 난 아무것도 모르고 훨훨 날아서 거미줄로 돌진했다. 난 바보였다. 거미의 슬픈 눈빛이 뭘 의미하는지 헤아리지 못하고 이판사판으로 돌격했다. 그리고 이제 후회한다. 가슴을 치며 후회한다. 장소영의 로맨스 장편 소설 『거미숲』 제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