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떡하지? 속옷들이 다 방에 있는데… 모른 척 하고 나가? 아님 친구 올 때까지 기다려?
아~ 몰라, 괜시리 기분이 싱숭생숭해진 탓에 수건만 달랑 한 장 두른 채 나오고 말았어. 시치미 떼고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어머머, 친구남편이 남자 자는 척 하면서 내 알몸을 훔쳐보고 있는 거 있지? 아! 몰라 어떡해!!
나는 자는 척하면서 그녀를 힐끔거렸다. 늘씬한 몸에 아롱아롱 매달려 있는 물방울, 보기보다 풍성하고 탱탱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빵빵한 엉덩이, 그리고 가랑이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원초적인 욕망의 털들.
그녀는 잘 빠진 인어 같았다. 아랫배가 화끈거리면서 사타구니로 핏줄기가 빠르게 모여들고 있었다.
“어맛!”
그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실눈으로 보니 그녀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어머, 어떡해, 나 몰라…… ”
허둥댈 때 덜렁거리는 젖을 보니 딱 만지기 좋은 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나는 시끄러운 소리에 깬 것처럼 부스스 눈을 뜨며 몸을 일으켰다.
“꺄아앗!”
“어? 근애 씨!”
나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의외라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화들짝 놀란 그녀는 수건으로 젖을 가렸다 가랑이 사이를 가렸다 허둥거렸다.
“뭘 보는 거예요? 빨리 고개 못 돌려요?”
그녀 목소리가 천장 높이 찢어졌다. 일기예보할 때의 상큼한 목소리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아, 알았어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나는 선뜻 그녀 알몸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아이, 참…… ”
발을 동동 구르던 그녀가 후다닥 뛰어 다시 욕실로 들어가 쾅 문을 닫았다. 뽀얗고 탐스런 엉덩이, 그리고 엉덩이 사이로 힐끔 드러나 보였던 새까만 털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게 못내 아쉬웠다.
성인소설 필력 15년의 전문작가.
가히 한국 성인소설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