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과 중국인 등 러시아로 건너온 소수민족 노동자들을 대변해 우랄노동자동맹을 이끌었다. 그녀의 활동을 눈여겨본 러시아공산당은 마침내 알렉산드라를 1918년, 러시아공산당 극동 지역 인민위원회의 외교인민위원으로 임명했다. 같은 해에 이동휘, 김립 등 독립운동가들이 하바롭스크에서 한인사회당을 결성할 때 알렉산드라 역시 적극 참여니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 극동 지역은 볼셰비키에 적대적인 수많은 나라의 군대가 주둔한 화약고였다. 모스크바 등지에서는 볼셰비키의 힘이 강했으나 시베리아 넘어 연해주 일대에는 백위군의 위세에 적위군이 밀리는 형국이었다. 알렉산드라는 활동의 근거지인 하바롭스크를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기선 바론 코르프 호에 몸을 싣고 아무르강 상류로 향하던 중 러시아 반혁명 세력인 백위군에 체포되었다. 모진 고문이 계속되는 등 비인도적 대우를 받던 끝에 알렉산드라는 아무르강 우초스 절벽 인근 공원에서 총살을 당하고 말았다. 그녀의 나이, 서른셋이었다. 오랫동안 '알렉산드라'에 천착해온 시인이자 소설가인 정철훈 작가가, 그녀를 다룬 소설과 평전을 다시 정리하고 이후의 자료와 연구를 집대성하여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을 펴냈다.
1959년 광주 출생. 러시아 외무성 외교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10월 혁명 시기 극동러시아에서의 한민족 해방운동―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스탄케비치를 중심으로〉로 역사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민일보》와 《뉴시스》에서 문화부장으로 일했다. 주요 저서로 시집 《살고 싶은 아침》 《뻬쩨르부르그로 가는 마지막 열차》 《빛나는 단도》 《만주만리》, 장편소설 《인간의 악보》 《카인의 정원》 《모든 복은 소년에게》, 산문집 《뒤집어져야 문학이다》 《감각의 연금술》 《문학아, 밖에 나가서 다시 얼어 오렴아》, 전기 《내가 만난 손창섭》 《오빠 이상 누이 옥희》 《백석을 찾아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