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 속에서 도망쳐 나온 지 4년.
나는 작디작은 섬, 나향에 숨어들어 죽은 듯 살아왔다.
쓰레기 같은 삶은 모두 잊어버린 채.
“사지 멀쩡하게 잘 살아 있네.”
하지만 그를 다시 마주했을 때, 그것은 착각임을 깨달았다.
깊은 곳에 묻어 둔 불행은 순식간에 수면으로 고개를 빼 들었다.
“또 나왔네, 내가 존나 싫어서 죽고 싶다는 그 표정…….”
“네, 싫어요.”
주인은 태연자약하게 내 과거를 들쑤셨다.
해사하기 짝이 없는 얼굴과 장난스러운 태도로.
“내가 뭐 하나 예견해 볼까?”
나는 그런 그가 미웠다.
어떤 심정으로 이곳, 나향에서 버텨 왔는지 이해하지 못할 그가 싫었다.
“너 걸레한테 다리 벌리게 될걸.”
그러니 당연하게도.
주인의 뜻대로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봉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