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럽고전음악, 재즈, 땅고에 특별한 애착이 있다.
음악을 통해 느낀 감동은 무덤 직전까지 갖고 갈 좋은 기억 중 아마 절반은 될 것 같다.
더구나 땅고는 음악과 더불어 밀롱가(=땅고를 추는 장소)에서 여성과 춤춘 기억을 함께 제공한다.
땅고는 특별하다.
풍성한 솜사탕처럼 달지만 허무하고, 크지만 곧 사라지는 환영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순간순간으로 바꿔준다.
이 책은 땅고(Tango) 음악, 춤, 밀롱가(=춤 추는 장소)에서 느낌 경험을 모은 글모음이다.
책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눴다.
'지구' 편에선 중력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한 운동 원리를 썼다.
'바람' 편은 순리대로 흐르는 바람처럼 상대와 더불어 춤추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기본 원리와 춤 동작에 관한 글모음이다.
'별' 편은 한국 내 땅고 문화가 크게 성장하긴 했어도
여전히 5천만 인구 중 극소수만 즐기는 별세계 같은 곳이란 의미에서
밀롱가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땅고' 편에선 그동안 음악을 듣고 쓴 감상평을 모았다.
글쓴이 이기현은 호모 사피엔스의 머리와 호모 에렉투스의 몸을 가졌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저런 음악을 찾아 듣는 취미가 있었다.
중력에 저항하지 않고 잘 지내기 위하여 '운(運) + 동(動)'을 한다.
자칭 '그래비톨로지'라 명명한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