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는 ‘길이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4음보 율격의 ‘우리말로 창작된’ 노랫말이란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말로 우리 정서를 노래한다.” 지금은 얼핏 당연해 보이는 이 명제가, 남의 나라 말(한문)로 된 한시를 짓던 옛 사대부에게 그리 당연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고려 말 「서왕가」(나옹화상)와 조선 전기 「상춘곡」(정극인)을 시작으로 사대부 사이에서 가사가 크게 번창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비로소 사대부는 엄격한 형식의 한시에 담아낼 수 없었던 미의식과 정신세계를 가사에 담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누구나 가사를 읽고 작품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원문을 오늘날의 우리말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옮겼다. 여기에 작품을 좀더 깊이 감상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각 작품의 원본을 책 말미에 함께 수록하고 작품과 관련된 고사도 자세히 소개했다.
서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대의 삶과 문학적 형상화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우리 고전시가 작품들, 특히 조선시대의 시조, 가사, 잡가 등을 공부하고 있다. 현재 군산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조선 중기 재지사족의 현실인식과 시가문학』 『동아시아의 타자인식』(공저) 『우리 고전 캐릭터의 모든 것』(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