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브 공작부인』은 17세기 문학평론가인 부알로가 "파리 사교계에서 가장 총명한 여성, 가장 글 잘 쓰는 여성"이라 높이 산 라파예트 부인의 대표작이다. 1678년 익명으로 발표되어 파리 사교계와 문학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세계문학사에서 여류작가의 살롱문학을 넘어 심리소설의 정전이자 근대 소설의 효시로 꼽힌다.
『클레브 공작부인』은 당대의 베스트셀러이자 시대를 뛰어넘은 스테디셀러다. 세기를 아우르며 볼테르, 루소, 텐, 생트뵈브 등 문인들의 찬사를 받았고, 스탕달, 지드, 프루스트, 카뮈 등 후대 작가들은 이 작품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율리시스』에 이어 『텔레라마』가 조사한 프랑스 작가들이 사랑한 작품 3위에 자리한다. 이 작품은 앙리 2세 치세 말년의 프랑스 궁정을 배경으로 정숙한 클레브 공작부인과 궁정의 매력남 느무르 공 사이의 사랑을 그렸다. 사랑을 소재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 이 매력적인 이야기는 장 콕토가 각색하고, 소피 마르소가 열연하며, 크리스토프 오노레가 연출하는 등 꾸준히 재해석되어 영화로 만들어졌다. 지난 2009년에는 이 작품을 연애소설로 폄하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발언으로 反사르코지의 상징이자 문학이 폄하되는 시대를 상징하며 출간 330여 년 만에 프랑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