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리아의 늪 1

· 페가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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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많은 걸 욕심낸 건 아니었다. 오필리아는 그저 자라 온 가문과 영지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정략결혼을 선택한 그녀가 마주한 것은 상상보다 더 이상하고 끔찍한 현실이었다. 작위를 물려주고도 전혀 힘을 놓지 않는 전대 자작 부부와 영지에는 관심 없는 남편 엘리오, 그리고 남편의 옆에 친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소꿉친구 아이비까지. 주어진 현실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그녀에게 의뭉스러운 남편의 친구, 루시안 라디에트는 두려움과 혼란을 선사하는 위험한 사내였다. “여길 떠나.” 귓가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따라 더운 숨결이 전해졌다. 마치 입술이 당장이라도 귓불에 닿을 듯 가까이서 느릿하게 움직였다. 긴장감에 바짝 배 안쪽이 조여들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았던 남자. 폭풍에 휩쓸려 난파된 배처럼 어지럽게 흔들리는 그녀의 몸과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루시안. 그는 과연 유일한 구원자일까, 아니면 지독한 파괴자일까? “내가 지금 그대의 상태를 설명해 볼까?” “…….” “아마 무척 불안할 거야. 속이 답답하고. 공포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오필리아는 고개도 끄덕이지 못하고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하게 당겨진 공기를 견뎌 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무언가 잘못될 것 같았다. 그런 그녀를 루시안이 가느다랗게 뜬 눈으로 바라보며 즐겁게 입술을 끌어 올렸다. 미리보기: 계속 이어지는 쾌감의 강도가 고조되지 않자 오필리아는 칭얼거리며 그의 맨가슴에 볼을 비비적거렸다. 어른스럽다 못해 인간 같지 않았던 평소의 그녀를 생각하면 철이 덜 든 아이처럼 보채는 건 퍽 의외의 모습이었다. “아, 하아응!” 오물오물 주름이 움직일 때마다 틈으로 맑은 애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루시안은 홍수라도 난 듯 질질 물을 흘려 대는 오필리아의 몸을 가볍게 들어 올려 바지 안에서 터질 듯이 부푼 페니스 위에 덥석 앉혔다. 들썩이는 허벅지의 움직임에 맞춰 오필리아의 허리가 다시 요염하게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의 루시안의 다리에 매달리다시피 몸을 낮추고 말을 타는 것처럼 아랫도리를 요란하게 놀렸다. “아아, 아, 아으읏…….” 지칠 줄 모르고 날뛰던 오필리아의 몸이 파르르 떨리며 빳빳하게 굳었다. 순간적으로 확 목구멍이 닫히고 호흡을 잊은 듯 눈을 희번덕거린 오필리아가 머리를 뒤로 젖혔다. “후, 후으, 숨, 천천히 숨 쉬어.” 한쪽 눈을 찡그린 루시안이 그녀의 마른 등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다시 태어난 것처럼 쾌락에 절여져 절정에 다다랐던 오필리아는 겨우 호흡을 되찾았다. “흐, 흐윽, 으으…….” 그녀의 몸을 지배하던 쾌락이 천천히 물러나고 미지근한 열락만이 그녀의 몸을 따뜻하게 덥혔다. “진짜 사람을 미치게 하는군.” 온몸에는 난잡한 흔적을 남겨 놓고서는 얼굴만은 다시 순진해져서 도롱도롱 잠에 빠진 오필리아를 내려다보며 루시안이 침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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