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 때 갑자기 사라졌다는 아이의 빈자리를 채우고,
그 아이가 받아야 할 교육을 분 단위로 쪼개 가며 들었다.
그런 그녀 앞에 어느 날, 자신이 생모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나타났다.
교문 옆 담벼락에 흰 편지를 꽂아 넣은 여자는
이 편지가 양부모가 아닌 윤소에게 쓴 것이라고 했다.
그 안에 든 게 판도라의 상자인 줄 알았다면,
그렇게 순순히 받지 않았을 거다.
[1993년 6월, 태성 그룹 김재성 이사의 아들 납치 사건.
난 그 사건의 진짜 범인을 알고 있어.]
잔혹한 진실을 깨달은 그녀는 나쁜 어른들 틈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모든 것을 빼앗긴 아이를 찾아갔다.
“처음 봐서.”
“목적어 좀 똑바로 넣어서 말해 줄래?”
“너처럼 예쁜 사람. 처음 봤다고.”
너는, 내가 네 신발을 빼앗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도
그런 태평한 소리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