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함께했던 연인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을 알게 된 지혜는 겨울 산행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려 하지만, 운 나쁘게 내린 눈 때문에 길을 잃고 만다. 그때 지혜를 구해준 산장 주인 재진. 하지만 지혜는 그를 현상수배범으로 오해하고 피하려고만 하는데…….
“내가 저기서 널 끌어안고 눈물이라도 흘리면서 입을 맞추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그래도 지금은 아직 환한데…… 아무리 재회도 좋고 서로 사랑한다지만…… 초저녁부터 그런 곳에 가는 것은 좀 그렇지 않나요?”
“지금 뭐라고 했지?”
갑자기 그가 차를 대로변에 세우며 무서운 표정으로 물었다. 지혜는 자신이 실수했나 싶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초저녁부터 그러기엔…….”
“그 말 말고 말이야.”
“그러니까 서로…… 사랑한다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서는 대낮부터…….”
전혜진
위장약과 커피를 달고 사는 참을성 없는 30대.
현재 큰아들 같은 남편과, 생각 깊은 딸과,
미친 고양이 ‘마리’와 화성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다.
▣ 출간작
〈바람난 여자〉, 〈이대팔 교수의 연애학개론〉, 〈푸른 수염과 사랑에 빠지다〉, 〈팥쥐의 연인〉, 〈옹주님 우리 옹주님〉, 〈은주를 지켜라〉, 〈그 여자의 이중생활〉, 〈내기신부〉, 〈허그 허그〉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