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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다루면 다룰수록, 꽃이 사랑을 닮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활짝 피어난 동안에는 온 세상을 향기롭게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지고 만다는 점이.


“우리, 그만하자.”


꽃도, 사랑도 같았다.

서담이 아는 사랑은 늘 쉽게 변하고, 또 쉽게 끝이 나 버렸다.


평생을 외도로 엄마를 외롭게 한 아버지도, 배우의 꿈을 이룬 뒤 그녀를 버린 진언도.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 진언은 서담의 앞에 자꾸만 나타나는 걸까.


***


평생에 걸쳐 사랑한다는 말을 배우보다 많이 하는 직업이 또 있을까.


진언은 ‘사랑해’라는 의미가 담긴 세상의 거의 모든 말을 뱉어 보았다.

하지만 실상 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 몇 안 되는 사람 중, 유서담이 있었다.


“우리, 그만하자.”


넓은 집과 비싼 차, 평생 쓸 재산, 잘생긴 외모 그리고 유명세.

마침내 거머쥔 화려한 성공 앞에서 초라하게 빛바랜 연인의 손을 선뜻 놓아버렸을 땐,

이렇게 오래도록 그녀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며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될 줄 미처 알지 못했었다.


“왜 네가 있어야 잠들 수 있는지 고민해 봤는데, 생각보다 답이 쉽게 나오더라.”

“…….”

“너밖에 없었어. 차가 없어도, 변변한 선물 한번 한 적 없어도 별 볼 일 없는 정진언을 사랑해주고 내 옆을 계속 지켜 준 사람.”

“…….”

“그러니까 나 좀 사랑해 줘. 제발 한 번만 더 나 좀 사랑해 주라…….”


진언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후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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