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 #히어로물 #질투 #오해/착각 #애증 #감금 #납치 #사건물
#집착공 #광공 #스토커공 #능욕공 #미인수 #강수 #우월수 #지랄수
히어로 블랙이라는 이름으로 괴물들을 처치하고 사람들을 구했던 주인공. 세상이 평화로워지자 주인공은 할 일이 없어진 나머지, 절망과 좌절감에 빠져서 술집에서 악기 연주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무료한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 공원을 산책하던 주인공은 소중한 것이 든 가방을 도둑 맞았다는 청년을 돕게 된다. 한때 영웅이었던 주인공의 활약으로 되찾은 가방 속에는 경악스러운 물건들이 잔뜩 들어 있다. 가방 속에는 주인공을 본 따 만든 피규어와 인형, 그를 몰래 촬영한 사진이 가득 했던 것이다. 놀란 주인공을 향해서 환한 미소를 띠고 다가오는 청년.
히어로를 향한 과도한 팬의 열정과 은퇴한 히어로의 무기력함이 빚어내는 오욕과 수치의 단막 활극. 쫀득한 젤리의 시큼한 맛과 향.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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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분량: 약 1.6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34쪽)
<미리 보기>
세상을 구했다.
남들은 그런 나를 "영웅"이라고 부르며 칭송했다. 과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세상을 위협하던 적들을 해치우고 수많은 사람들을 다시 웃게 해준 것은 틀림없었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난 그들에게 답했다. 그렇게 나는 세상을 구한 영웅이 되었다.
피로 물들어가는 손을 꽉 부여잡고 분노를 담은 괴성을 지르며 적을 향해 돌진한다.
동료를 잃은 슬픔과 자괴감이 뒤섞인 일격을 날린다. 마지막으로 모든 힘을 쏟아내서야 적의 심장을 꿰뚫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순간 나는 허무함과 희열을 동시에 맛본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자 거짓말처럼 또 그 타이밍에 두 눈을 떴다. 또 그 꿈인가.
세상을 구했던 것도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다. 과거의 일에 발이 묶인 감각이 아침을 맞이한 나를 불쾌하게 만든다. 구역질을 하며 좁은 화장실 안에서 괴성을 내는 것이 요즘 나의 아침 일과다. ‘영웅’이었던 것은 내 망상이 아닌 현실이지만 현실에 돌아왔을 때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은 것도 잠시 나는 일상이라는 패턴에 익숙해져야하는 인생이 남아 있었다. 그전처럼 적을 향해 싸운다고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그런 삶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이런 삶에 익숙해지지 못하는 것은 곧 사회에서의 낙오를 뜻하게 된다는 것을 지금의 나는 뼈저리게 알고 있다.
"재수 더럽게 없네."
불평 한마디를 내뱉으며 신발에 붙은 껌을 바라본다. 한숨을 쉬며 집을 나섰다.
한 달에 한 번 월세를 내는 것도 빠듯하다. 뭐? 세상을 구한 영웅이니 돈은 차고 넘칠 정도로 있지 않냐고? 그런 동화 속 이야기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제로 내가 지구를 대표해 싸웠던 것도 자의가 아니었다.
원래는 다른 적임자가 그 힘을 이어받아 적과 싸웠어야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인해 그가 은퇴하고, 타의적으로 일반인이었던 내가 강제로 그 싸움에 참여하게된 것이다. 나는 정말 동네 양아치 수준의 싸움만 조금 할 줄 아는, 정의와는 거리가 먼 청년이었다. 히어로라고 말하기에는 아이들에게 눈 가리고 보세요! 라고 경고를 던져주는 편이 더 어울리는 어딘가 좀 많이 엇나간 영웅.
그러니까 솔직히 세상을 구하라며 다짜고짜 세계를 짊어지게 됐을 땐 썩 달갑지 않았다.
"후-"
주머니에 넣어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런 식으로 세상을 구하기 시작했던 영웅 활동은 나를 갑갑하게 했지만 또 다른 한편 새로운 세계를 맛보게 했다. 결과적으론 이 푸른 하늘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내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것은 아니란 소리다. 국가적인 지원 프로젝트였던 것도 아니었고, 단지 우연을 가장한 사고였고, 난 피해자이자 그것을 극복해낸 일반인, 그리고 단순히 표면적으로는 영웅이라는 과거, 그것뿐이다. 실제로 원래라면 괴물들에게 죽을 수많은 사람들을 구해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내 통장에 꼬박꼬박 감사하다는 의미의 돈을 입금해주는 것은 아니니까. 이런,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대체.
피우던 담배를 땅바닥에 지지고 가까이 보이던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래, 적어도 전엔 쓰레기통엔 넣지 않고 땅바닥에 꽁초를 버리던 것이 일상이었던 내가 지금은 꼴에 영웅이었던 사람이라고 이 정도의 양심은 지키게 됐구나 싶어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흔한 영웅의 이야기_김익명
_S급 각성자들의 가정사_나비양
_어플을 봐주세요, 달링_쿵떡쿵
_오피스 형제덮밥_고칼슘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하트가 먹먹해지는 이야기를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