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결에게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남자들과 쉽게 만나고, 금방 헤어지는 ‘가짜’ 연애를 하는 영신.
그런 영신을 한심해하면서도 영신의 핸드폰에 위치추적 앱을 다운로드해 놓을 정도로 영신을 향한 걱정을 놓지 않는 권결.
영신의 애인 대행 제안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덥석 물어버린 신입 PD인 해별.
숨겨진 각자의 사정은 마주 보지 않으면 끝내 알 수 없는 이야기로 남게 된다.
서로를 마주보기 위해 권결과 영신은 과거와 현재를 헤맨다.
두 번의 헤어짐과 두 번의 재회.
과연 우리는 어떤 이야기로 남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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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결은 웃으며 제게 의견을 묻는 영신의 팔뚝을 밀치듯 놓았다. 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영신의 속을 찌르는 말들을 툭툭 뱉었다.
“오해? 거짓말하지 마, 이 새끼야. 너 아무 데나 치근덕대고 다니는 꼴 내가 한두 번 봐?”
달리 반박할 수 없어 입을 꾹 다문 영신이 음, 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씨발….”
작게 욕을 지껄이며 그늘이 엷게 진 눈을 세게 감았다 떴다. 크게 한숨을 터트린 권결이 입고 있던 싱글 코트를 벗어 영신의 어깨에 둘러주며 말했다.
“배영신 씨. 조신하게 사세요. 제발 부탁합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