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교에 등교한 첫날 경천동지할 일이 생겼다.
콱 집힌 아니, ‘찝힌’ 것이다. 백동수라는 이름의 심하게 잘생긴 ‘또라이’에게.
“내 얼굴이 보기 싫어?”
“싫다. 아주 겁내 싫다.”
“왜?”
“반바아……안하이 여자 여럿 잡아묵게 생기따.”
그 한마디에 백동수가 팔을 벌린 채로 떨어졌다. 일명 수직 낙하.
“이제 내 얼굴 보는 거 안 싫지?”
그 순간, 공차경은 백동수에게 코 꿰었다.
한마디로 인생 대차게 꼬였다.
***
“공차경.”
차경이 눈물을 터뜨렸다.
흐느끼는 차경을 내려다보는데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아니,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너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워? 억지로 결혼해준 티 내?”
이게 아닌데 싶었지만 동수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차경이 아파하는 이유는 전부 백동수 때문인 것 같아서.
마음이 무너지고 또 무너지고 거기서 더 무너졌다.
혹시 차경도 덩달아 무너질까 봐 동수는 차경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