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혁이의 넓고 포근한 가슴이 좋아. 참 따뜻하고 편안해. 말이 되니? 숨이 막히는데도 좋다니. 정말…… 사랑일까? “너 울었구나.” 역시 시혁은 속일 수가 없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나타나서 위로해주고 같이 아파해주는, 혹은 기뻐해주는 참 좋은 친구. 그랬던 녀석이 조금씩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너 오늘 이상해.” “뭐가?” “남자 같아. 진짜 남자.” “그럼 내가 남자지, 여자냐?” 시혁의 땀 냄새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역하지도 기분이 상하지도 않았다. 똑같던 어깨가 점점 높아졌다. 손을 덮고도 남는 커다란 손. 어느새 훌쩍 커버린 손으로 손을 잡거나 어깨를 툭툭 칠 때면 친구에서 남자가 되어버린다. “채나희! 이리 와.” 설마, 이런 게…… 사랑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