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걸 Lab Girl: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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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랩걸-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이 알마에서 출간되었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의사 올리버 색스와 인문학적 자연주의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부재를 아쉬워하던 독자들에게 호프 자런이라는 ‘좋은 글을 쓰는 과학자의 등장’은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랩걸>에서 호프 자런은 자신의 이야기, 자신이 아는 것을 전하는 데에 집중한다. 저마다의 생존 방식에 대해, 떡갈나무에게는 떡갈나무의 방법이 있고, 칡과 쇠뜨기에게는 그들만의 삶이 있다고 다정다감하고도 발랄하게 이야기한다. 다른 이의 방법이 아닌 자신의 방법으로 살고, 숲을 이루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는 작가의 목소리는 무감각하게 자연을 소비하고 파괴하며 잊었던 생명성을 일깨운다. 


호프 자런은 자신의 아픈 이야기마저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녀를 괴롭혀온 조울증과, 출산으로 인해 자신의 실험실에서 쫓겨났을 때의 절망,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으리라는 불안.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보듬고 다시 실험실로 향하게 하는 것은 자신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과 가족 및 동료와의 신뢰, 아이와의 조심스러운 교감이었다.


무엇보다 전문 분야에서 여성이 경력을 이어갈 때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유리천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결코 과장하지 않은 목소리로 자신이 겪은 일과 여성 과학자로서 견뎌야 하는 시선에 대해 담담하게 말할 뿐이다. 그녀는 여러 칼럼과 인터뷰를 통해 여성이 겪어야 하는 편견과 차별의 벽을 허무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누군가의 징검다리가 되는 것, 다른 나무를 돕는 든든한 큰 나무가 되기를 기꺼이 자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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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1969년 미네소타 오스틴에서 과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딸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조지아 공과대학과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재직했다. 풀프라이트 상을 세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과학자로, 2005년에는 젊고 뛰어난 지구물리학자에게 수여하는 제임스 매클웨인 메달을 받았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하와이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동위원소 분석을 통한 화석삼림 연구를 왕성하게 수행했다. 식물에 비추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 《랩걸》을 통해 작가로서의 재능 또한 인정받았다. 2016년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녀는 현재 오슬로 대학교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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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tional Information

Publisher
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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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Mar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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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s
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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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5992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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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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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res
Nature / General
Science / Gen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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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ㆍ 예술 ㆍ 정치 ㆍ IT ㆍ 테크놀로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가진 가장 폭발적인 힘, 문화 

문화는 어떻게 진화하고, 어떻게 우리 삶을 뒤바꿔놓을까?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석학들이 얘기하는 ‘문화’에 관한 가장 첨예한 쟁점과 최첨단 지식 


“지식의 최전선에 닿는 방법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세련되고 정교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한 방에 몰아넣은 다음 스스로에게 묻곤 했던 질문들을 서로 주고받게 하는 것이다. 그 방이 바로 엣지다.” 

엣지재단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주소록을 지니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이를 이용”하는 지식의 전도사 존 브록만이 1996년 창립했고, 스티븐 핑커, 대니얼 카너먼, 나심 탈레브, 재레드 다이아몬드 등 세상을 움직이는 학자, 사업가, 예술가, 기술자들이 모여 학문적 성과를 나누고 지적 탐색을 펼치고 있다.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는 존 브록만이 그동안 엣지의 지적 성과를 담은 인터뷰, 기고문, 강연문 등의 글들을 편집하여 마음, 문화, 생각, 생명, 우주의 다섯 분야로 집대성한 것이다. 이 책은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2권으로, 우리 시대 문화의 가장 첨예한 쟁점과 첨단 지식들을 다룬다. 

언어, 학문, 예술, 제도, 테크놀로지, IT 등 인류가 만들어낸 물질적, 정신적 소득인 문화는 인류가 가진 가장 폭발적인 힘이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문화 변화의 속도와 영향력이 빠르고 광범위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세대가 가장 첨예하게 던져야 할 질문, 즉 ‘문화는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가? 그로 인해 우리의 삶과 사유방식은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우리는 무엇에 주목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문화’를 해부대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철학, 미학, 생물공학, 인지과학, 진화심리학, 복잡계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석학들의 문화연구와 첨단지식을 바탕으로 가장 뜨거운 문화 쟁점들을 입체적으로 해부한다. 

『총, 균, 쇠』의 저자이자 인류학과 지리학 분야 석학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인지과학 및 철학 분야의 담론을 이끄는 대니얼 데닛, 대중음악가이자 문화이론가 브라이언 이노, 복잡계와 첨단기술 경제학의 대가 윌리엄 브라이언 아서, 게임이론의 선구자인 카를 지그문트, ‘가상현실’ 개념의 창시자이자 IT이론가인 재런 래니어, 소셜 네트워크의 전염 효과 연구로 유명한 하버드의대 교수 니컬러스 A. 크리스태키스 등 다양한 분야 석학들의 최신 문화 연구의 핵심과 흥미진진한 첨단지식이 엄선되어 실렸다. 이 책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각각 논의되어왔던 문화연구 지식의 핵심들을 통섭하여, 독자들이 문화 진화의 여러 단면들을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문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왔다.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는 스티븐 핑커, 필립 짐바르도 등이 참여한 『마음의 과학』을 시작으로, 재레드 다이아몬드와 대니얼 데닛 등이 문화적 쟁점을 해부한 2권 『컬처 쇼크』, 대니얼 카너먼와 나심 탈레브 등이 참여해 행동경제학과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성과를 담은 3권 생각편, 프리먼 다이슨와 에드워드 윌슨 등이 생명통합과학의 세계를 소개한 4권 생명편, 월터 아이작슨, 폴 스타인하트 등이 복잡 은하계와 암흑 에너지에 관한 탐구한 5권 우주편이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사회의 흥망성쇠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문화요소는? 

문화는 과연 사회적 산물일까, 진화의 산물일까? 

문화의 진화 방향성과 패턴을 알아내기 위한 석학들의 흥미진진한 논의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왜 어떤 사회는 재앙적 결정을 내리는가>에서 사회 붕괴와 존속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문화요소로서 ‘집단의사결정’에 주목한다. 그는 집단의사결정의 실패로 사회가 몰락한 사례, 예컨대 이스터 섬 주민의 삼림파괴와 폐망, 가뭄에 대처하지 못한 마야 문명의 몰락, 외래종인 여우 번식을 방치하여 토종환경을 파괴당한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사례 등을 분석해보고,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집단의사결정의 4단계 로드맵을 그린다. 1) 사회가 문제 예측에 실패하는 경우 2) 문제가 발생한 후에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3) 문제를 인지했더라도 문제 해결의 시도에서 실패한 경우 4) 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 

그중에서도 오늘날 사회가 범하는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바로, 문제를 인지했더라도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경우다. 그런 예로,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개개인에게 합리적이지만 결국 집단과 타인에게 손해가 되는 결정과 행위가 만연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오늘날 열대우림지역 상당수는 다국적 목재회사들이 단기간 임대한 곳이다. “이 목재회사들은 임차료를 내고 빌린 땅에 있는 나무들을 완벽하게 채벌해야 최상의 이익을 얻는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목재회사들은 말레이반도, 보르네오, 솔로몬제도, 수마트라의 숲을 차례로 파괴했고 지금은 필리핀의 숲을 파괴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나쁜 결과가 다음 세대에게 떠넘겨지지만, 다음 세대는 이런 결과에 대해 의사를 표현할 수도 없고 불평할 수도 없다.” 파괴와 몰락의 징후를 알면서도 개인과 당장의 이익을 위해 그 부담을 미래 세대에 전가하는 것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몰락을 자초하는 과거 사례들을 거울삼아, 현재의 문제를 조망하고, 미래를 아우르며 균형 있는 의사결정을 하도록 독려한다. 

스티븐 핑커가 격찬하는 예술철학자이자, 미디어활동가인 데니스 더턴은 <예술과 인간 현실>에서 예술이 철저한 문화적 산물이라는 후기구조주의의 관점을 반박하고, 문화예술이 진화론적 적응의 산물인 동시에 문화적 산물의 혼합물임을 강조한다. 더턴은 문화예술이 문화권마다 다르며, 다른 문화권의 예술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후기구조주의의 미학적 담론이 만들어낸 미신이 무려 40년간이나 우리 머리를 잠식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문화 차이를 얘기할 때 곧잘 회자되는 내용인 ‘에스키모에게는 눈(雪)을 가리키는 단어만 500개가 있다’는 얘기를 비롯해, 인도의 전통악기 시타르 연주자인 라비 샹카르가 샌프란시스코 연주회에서 시타르를 10분간 조율하고 나서 청중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청중들이 프로그램의 첫 곡 연주를 끝낸 줄 알고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는 이야기가 모두 그런 맥락에서 생겨난 도시 괴담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문화의 보편성과 진화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 500년 뒤에도 사람들에게 여전히 사랑받을 문화예술 작품이 무엇인지를 앤디 워홀과 잭슨 폴록의 미술작품과 아르놀트 쇤베르크의 무조(無調)음악을 비교해보며 추측한다. 그리고 전자는 여전히 사랑받겠지만, 인간의 본성인 음열과 멜로디를 파괴하는 무조음악의 생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지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대니얼 데닛은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음악의 진화’를 ‘밈(meme)’이라는 문화모방단위로 설명해낸다. 음악은 유전적 적응도라는 이익을 고려해볼 때 쓸모없는 행위다. 소중한 에너지가 낭비되고, 사냥감이 놀라 달아나게 만들 수도 있는 행위이다. 그런데 음악은 왜 사람들 사이에서 모방과 전달이 거듭되어 인류의 가장 큰 문화유산 중 하나로 자리잡았을까? 영농법, 조리법, 언어습관 등등 다양한 문화요소이자, 사람과 사람 간의 모방단위인 밈은, 마치 기생충이나 바이러스처럼 인간의 뇌를 숙주로 스스로를 복제하며 퍼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뇌를 차지하기 위해 밈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때 밈이 선택되는 조건은 숙주인 인간의 유전적 적응도(ex:노래를 통한 이성의 주목)가 아닐 수 있고, 그저 기생자에게 유리하며 숙주에게는 무의식적인 욕망해소(ex: 흥얼거림을 통한 기분 좋음이나 욕망해소)에 가까운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공동체가 다양한 음악적 밈들에 물들기 시작한다. 

대닛은 사람들이 밈의 존재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이유도 고찰한다. ‘밈이 기생하는 뇌’라는 관점에서 인간의 정신을 설명할 경우 인간의 창조력이란 소중한 전통이 훼손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밈’을 부정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창조력을 밈으로 설명해야만 인간 정신의 산물과 일체감을 가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숙주인 인간은 뇌가 발전하면서 밈의 터전으로서뿐만 아니라, 명민하게 밈을 선택하고 조율하는 행위자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위대한 작곡가 바흐는 밈의 관점으로 볼 때 뛰어난 밈육종가이자, 밈공학자로 해석된다. 그는 칸타타라는 유럽의 성가양식, 즉 이미 우리 머릿속에 자리 잡은 밈들을 대상으로,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무마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밈변종을 만드는 역할을 한 것이다. 

영국의 대중음악가이자, 문화이론가인 브라이언 이노는 <포괄적인 문화 이론>에서 그동안의 거의 모든 예술사가 ‘어떤 대상물이 다른 대상물보다 본질적으로 더 아름답고 더 의미 있으며, 어떤 대상물은 본질적으로 가치와 중요성과 의미를 지닌다’라는 가정 하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노는 새로운 문화 이론에서 대상물의 가치와 의미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과학에 대해서는 담론과 이론이 활발하게 생산되지만, 문화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문화적 논의와 담론, 이를 모두 포용해낼 수 있는 포괄적인 문화이론 및 학계와 대중들의 적극적인 문화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하버드대 의대 교수이자 사회학자인 니컬러스 A. 크리스태키스는 <사회연결망은 눈(目)과 같다>에서 가족관계 사회적 관계, 소셜 미디어 및 인터넷 등 일련의 사회 연결망들을 통해 비만이나, 행복, 금연 같은 추상적인 인간 조건과 정서가 전염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1948년부터 진행된 프리이밍햄 심장연구 역학조사에 참여한 수천 명의 피실험자의 건강기록과 가족관계가 담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밝혀낸 이 연구결과는, 사회적 연결망으로 얽힌 사람들 사이의 영향력이 어떤 일련의 과정과 규칙을 통해 전파되는지 설명하며, 문화의 확산과 변화의 새로운 경로를 소개한다. 


권력, 제도,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IT와 테크놀로지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이 책은 우리 시대 변화의 핵인 IT와 그 파급효과에 대해 흥미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제시하고 있다. 정치 및 IT 평론가로 유명한 에브게니 모로조프와 클레이 셔키는 <디지털 파워와 그 반론자들>에서 IT시대 권력의 실체와 힘은 어디에 있는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독재권력의 검열수단인지, 자유민주주의의 도구인지를 주제로 대담을 벌인다. 모로조프는 미국 정부가 ‘구글과 트위터’를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생각하여 국무부 직원의 해외 순방길에 구글과 트위터의 간부를 대동하는 사례, 구글이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과 협력하고 있는 점과 지메일의 검열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인터넷이 국가권력을 뒷받침하는 역할 혹은 독재국가의 프로파간다 전파 역할을 맞게 될 때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반대로 클레이 셔키는 독재국가의 검열기구이자 프로파간다 전파의 창구로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역할보다는, 민중과 민중 간의 소통의 창구로서의 역할에 주목한다. 그리고 독재정부가 실질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민중들 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란 정부는 커뮤니케이션 시설의 노후화를 방치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억압한다는 것이다. 

모로조프와 셔키는 2010년 테헤란 저항운동처럼 민중의 온라인 저항운동이 오프라인까지 제대로 조직화되지 못하고, 분노의 폭발로만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 공감한다. 모로조프는 온라인 운동의 구심점을 마련하기 위해 카리스마를 지닌 헌신적인 민중시위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셔키는 언론의 자유를 통한 민주화된 공론장의 활성화와 시민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저항운동 조직화의 척도라고 이야기한다. 

IT시대의 명과 암에 대한 학자들의 논쟁도 흥미롭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란 개념과 명칭을 제안하며 IT시대의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유명한 재런 래니어는 오늘날 인터넷이 집단의 시각과 목소리를 ‘대중의 지혜’로 미화시키고 개개인의 독창적인 시각과 고유한 목소리를 지우는 것, 그리고 위키피디아와 같은 인터넷 상의 글들이 맥락과 의미와 가치의 구분 없이 마구잡이로 온라인과 우리 머릿속을 점령하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예컨대 인터넷 메타 사이트들에 의해 수집된 정보는 ‘아이스크림 먹기 대회 1위 우승자’와 ‘인도네시아 지진’을 다룬 뉴스가 의미와 맥락과 가치가 구분되지 않은 채, 동급 기사로 떠오른다. 래니어는 이렇게 갖가지 정보들이 알고리즘과 대중의 입맛에만 맞게 변이되는 문화 속에서, 개인의 독창성과 사유가 어떻게 위축될 수 있는지를 <아메리칸 아이돌>과 비틀스의 사례를 들어 얘기한다. 예컨대 <아메리칸 아이돌>처럼 집단의 인기투표와 대중의 눈높이로 모든 것이 재단되는 시대에, 만약 비틀스의 존 레논이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등장했다면 그가 과연 우승하거나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음악적 창의력을 여전히 보유했을 수 있겠느냐 하는 흥미로운 질문이다. 

반면, 과학전문 잡지 <와이어드>의 주간인 케빈 켈리, 과학사학자 조지 다이슨, 위키피디아의 창립자인 래리 생어, 미디어 이론가인 더글러스 러시코프 등이 다양한 시각으로 재런 래니어의 견해를 반박한다. 특히 래리 생어는 위키피디아 및 기타 인터넷 사이트를 의미론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하나의 지적인 목적을 위해서 무수한 노동력을 조직화하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위키피디아식 대중의 협업을 새로운 유형의 ‘산업혁명’에 빗댄다. 그리고 ‘여기서 재조직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정신적 노력이다. 강력한 협업 시스템의 빛나는 효율성이 위대한 것이지, 이른바 진실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능력 자체가 위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발행인이자, 독일을 대표하는 지식인인 프랑크 쉬르마허는 <정보 포식자의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의 삶의 변화 양상에 주목한다. 그는 독일 사상가 게르트 기거렌처의 말을 빌려, “현재는 사고 자체가 두뇌를 떠나 인체 밖에 존재하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시대이며, 그 플랫폼은 인터넷과 클라우드”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시대는 중요한 것이 우리 뇌가 아닌 다른 곳에서 결정되는 시대, 도구가 인간의 생각을 만들어나가는 시대라고 평가한다. 쉬르마허는 요즘 사회에 팽배한 ‘멀티태스크’ 개념을 고찰한다. 멀티태스크는 우리 뇌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멀티태스크의 책임을 사회나 시스템 탓으로 돌리지 않고, 멀티태스크에 적응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곤 한다는 것이다. 쉬르마허는 독일 지식인과 사상가들을 대상으로 테크놀로지를 교만하게 바라보는 태도를 버리고, 컴퓨터와 IT를 중심으로 한 분석과 지적 토론을 활성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 추천사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는 인문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글들을 담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인문학의 이러한 기본 질문들은 이미 인문학만의 것이 아니다. 진화심리학, 신경과학, 생물학, 인지과학 등 새로운 분야에서 터져 나오는 인간에 관한 융합적 ㆍ 통섭적 연구들을 깊게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이제 어떤 인문학도 가능하지 않다. 이 시리즈는 장차 인문학이 달려들어야 할 수많은 연구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 도정일(경희대학교 명예교수, 후마니타스대학장) 


존 브록만의 엣지 시리즈는 통섭의 진수를 보여준다. 통섭은 무조건 학문의 경계를 허물어 하나로 버무리는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지나치게 높이 솟아있는 학문 간의 장벽을 낮춰서 약간의 노력만으로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다. 프로스트는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고 했다.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들이 모여 마음, 문화, 생각, 생명, 그리고 우주 등 굵직한 주제에 관해 토론하는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에는 그야말로 통섭의 불꽃이 튄다. 

- 최재천(이화여대에코과학부교수,『통섭의식탁』저자) 


인간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본성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 우리는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가. 마음과 문화, 생각, 생명, 그리고 우주 생각의 수수께끼, 이 세상의 모든 것이다. 그 해답이 여기에 있다.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전해주는 지식의 최전선! 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고 싶은 건 우리의 본능이다. 

- ‘로쟈’ 이현우(『로쟈의 인문학 서재』저자) 


초등수학 수준의 단순한 수학 아이디어로 자연과학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 논리를 풀이한 수학 교양서. 대수적 사고에 갇혀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수학의 고정관념과 경직된 형태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하는 저자는, '기계적 조작'과 '보편적 사고'보다 수학의 원시적 형태인 산술적 사고가 훨씬 더 머리를 유연하게 한다고 말한다. 어려운 수식이나 계단을 동원하는 것이 첨단 이론들의 중요한 아이디어를 쉽게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으로 생각한다』는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집필된 책으로, 상대성 이론이나 프랙탈, 빅뱅, 복잡계, 게임이론 등 복잡한 이론과 세상을 뒤바꾼 아이디어들이 사실은 가장 기본적인 수학적 사유에서 발현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책은 먼저 '속력 · 거리 · 시간에 관한 문제'에서 시작해 상대성 이론, 도플러 효과, 빅뱅이론으로, '가우스 덧셈'에서 경제학의 외부불경제와 환경문제로, 또 '닮은꼴'에서 최신 과학 이론인 프랙탈과 복잡계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등 우리를 둘러싼 대자연과 우주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소재를 정리한다. 나아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사회구조를 파악하는 데 수학이 어떻게 중요한 발상을 제공하는지를 살펴보고, 단위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일의 양에 대한 문제를 통해 경제 성장과 경기침체를 해석하는 등 수학적 사고로 얻은 사회현상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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