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지 마

· 에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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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가 운전석에 타고 차 문을 닫음으로서 완벽한 둘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진희가 그를 바라보지도 못하고 정면만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앞에 뭐 있어? 유리 뚫어지겠다. 나 좀 봐 주지?” “아무래도…….” “안 잡아먹어. 아직은.” “그게 뭐예요, 단서가 붙으면 안심할 수가 없잖아요.” 진희가 그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핸들에 기대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민규가 먹이를 낚아채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사자 같았다. 시선이 뜨겁다. “안심하라고 한 말 아닌데?” “그럼요?” “경고? 아니면 일종의 선전포고?” “……나 왜 만나요?” 진희가 처음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물었다. 답이 어떠냐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많이 달라질 수도 있는 만남이었다. “정말 모르는 것과, 모르는 척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데. 적어도 난 네가 후자일 거라 믿어.” “박민규 씨를 보면 오빠가 생각나요.” “한 가지 확실한 건, 나는 네 오빠가 아니라는 거야. 오빠는 여동생에게 이런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운전대에서 몸을 일으킨 민규가 조수석으로 몸을 틀어 진희를 당겨 뒷목을 감쌌다. 순간적인 자세 변화에 몸의 중심을 잃은 그녀가 지지할 것을 찾아 그의 가슴에 손을 댔다. 손바닥으로 얇은 옷으로는 감출 수 없는 단단함과 뜨거움이 느껴졌다. “알면서 묻는 것은 괴롭히는 거야.” 민규의 입술이 살짝 입술을 쓸고 떨어졌다. “내가 새롭나요?” “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련되고 우아한 여자들과 달라서 이러는 거예요?” 그의 가슴을 짚은 손이 그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너무도 가까워 서로의 눈동자에 오롯이 상대방만을 담고 있는 지금, 숨소리 하나로도 진실여부를 가늠하고 남음이었다. “네 자신이 그렇게 하찮아?” “네?” “아니면, 나를 모욕하는 건가?” “아니, 나는…….” 노염이 들어차는 눈동자가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를 노려본다. 감당할 수 없는 열기에 진희가 눈을 감아버렸다. 민규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네 첫인상을 떠올리자면, 물론 아름다웠어. 그건 누구라도 부정 못할 진실이지. 그런데, 그 날 그 자리에 아름다운 건 너 뿐이었을까?” 진희의 몸이 흠칫 떨렸다. “나는 지금 너를 가두기 위한 그물을 짜는 거야. 이 두 눈이 나만을 바라보도록, 이 떨림을 나만 느낄 수 있도록. 솔직히 네 무엇을 보고 이러느냐 묻는다면 명확한 답을 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이것이 말로만 듣던 끌림이라는 건지, 첫눈에 반한 것인지. 그저 지금의 난 너를 알고 싶고 네가 나를 알기를 원해. 어떤 관계든 시작은 그런 거니까.” “그러다 서로 온도차가 생기면 어떡해요?” 진희가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중얼거렸다.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불안, 정작 그에게 묻고 싶었던 건 이것이었다. “세상의 모든 연인들이 항상 같은 온도로 사랑한다고 누가 그래?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차가우면 차가운 대로 유지돼는 관계도 있는 거야.” “나만 뜨거워질까봐 무서워요.” “지금은 너보다 내가 더 뜨거우니까 걱정 마. 멈추지 못할 까봐 손도 못 댈 만큼. 그런데도 키스해 달라는 그 한마디가 너무 좋아서, 민망함을 무릅쓰고 너를 차에 태우고 손을 뻗을 만큼 여유를 잃은 나야. 지금 내 손에 전해지는 너의 떨림까지 사랑스러워.” 민규가 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진희를 살짝 떼어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뜨거운 숨을 뱉는 입술을 제 입술로 덮었다. 짧게 쓸고 떨어졌던 처음의 가벼움은 단지 예고였을 뿐, 깨어난 야수가 거침없이 욕심을 드러냈다. 진희가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는 빛, 그녀는 불나방이었다.

Acerca del autor

소윤(昭贇) : 밝을 소, 예쁠 윤. 어떠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는 강함을 추구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 그럼에도 숨 쉴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난 오늘도 하루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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