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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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여기"의 한국소설과 만나는

가장 확실한 패스트 트랙!"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일곱 편을 선정해 수여하는 젊은작가상. 2010년에 제정된 이래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글쓰기를 조명하며 "지금-여기"의 한국소설과 만나는 가장 확실한 패스트 트랙의 역할을 해온 젊은작가상의 2019년 제10회 수상 작가는 박상영 김희선 백수린 이주란 정영수 김봉곤 이미상이다. 작년에 이어 연속해서 수상자가 된 박상영과 정영수, 올해로 세번째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백수린, 그리고 한국소설의 밝은 미래를 예감케 하는 작품들을 활발히 써내고 있는 김희선, 이주란, 김봉곤, 여기에 힘있는 데뷔작으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신인 작가 이미상까지, 10주년을 맞아 더 뜻깊은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어느 해보다 다채롭고 풍요로운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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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박상영

1988년생. 2016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가 있다. 2018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김희선

1972년생. 2011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소설 「교육의 탄생」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라면의 황제』 『골든 에이지』, 장편소설 『무한의 책』이 있다. 


백수린

1982년생.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이 있다.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주란

1984년생. 2012년 『세계의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선물」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모두 다른 아버지』가 있다.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정영수

1983년생. 2014년 창비신인소설상에 단편소설 「레바논의 밤」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애호가들』이 있다. 2018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김봉곤

1985년생.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Auto」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여름, 스피드』가 있다.


이미상

1982년생. 2018년 웹진 비유에 「하긴」을 발표하며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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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8 to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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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tional Information

Publisher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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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Apr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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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s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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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4656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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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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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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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res
Literary Collections / Gen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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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불능 사회, 차가움을 녹이는 아몬드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

 

영화보다 강렬하고 드라마처럼 팽팽한, 흥미로운 소설이 우리 앞에 도착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로,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흡인력 강한 작품이다. 또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소설로, 작품 속 인물들이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했다. 영화처럼 펼쳐지는 극적인 사건과 매혹적인 문체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를 잇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특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고 공포도 분노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가까스로 버텨 오고 있다. 엄마에게서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호의를 보이면 고맙다고 말하는 식의 ‘주입식’ 감정 교육을 받기도 한다.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보는 아이, ‘괴물’이라고 손가락질받던 윤재는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을 맞아 가족을 잃게 되면서 이 세상에 홀로 남는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순간에 윤재 곁에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아이 ‘곤이’나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이 그러한 인물들이다. 윤재와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가 공선옥은 이 작품을 일컬어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라고 평했으며,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상실을 애도할 시간, 감정을 보듬을 여유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독자들은 윤재를 응원하면서 자신의 마음 또한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것이다. 윤재의 덤덤한 어조는 역설적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더욱 슬프게 저미며,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깊고 진실한 감정의 고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보다 강렬한, 드라마처럼 팽팽한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탄생!

출판평론가 한기호는 『아몬드』를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했다. 영어덜트(Young Adult) 소설이라 하면 『메이즈 러너』나 『헝거 게임』 등 환상성과 장르성이 전면에 드러난 작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 들어 로맨스를 비롯해 더욱 다양한 계열의 서사로 확장되고 있다. 영어덜트 문학은 배경이 되는 삶의 공간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극단적이고 기묘하게 설정함으로써 현실 세계를 은유하며, 독자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결핍이나 상처가 있는 주인공들이 그 세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한다는 영어덜트 문학의 기본적인 설정은 10대부터 30대까지 영어덜트 독자들을 매료하는 요소이다. 『아몬드』 또한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10대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 사회의 균열을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과연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을지, 희망을 전해 줄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실험한다. 새롭고 독특한 서사 안에 ‘공감의 상실’이라는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녹여 내면서 문학적 감동을 전하는 『아몬드』는 ‘사회파’ 영 어덜트 소설의 탄생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매혹적인 문체,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 

독자의 마음을 감동으로 채워 줄 이야기꾼의 등장

손원평 작가는 그동안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해 왔으며,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또 다른 장편 원고 『1988년생』으로 “사건과 주제를 형상화시키는 작가의 힘, 소설미학이 돋보인다”는 평을 얻으며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몬드』는 “캐릭터의 매력과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다”는 평을 얻었으며, 네이버 사전 연재에서 회당 1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구체적인 이미지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지며 눈을 떼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었다는 많은 독자 리뷰에서 알 수 있듯, 매혹적인 문체와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서사에 목말라 하는 한국소설 독자들에게 신선한 매력과 감동으로 다가갈 작품이다.

  

프롤로그

 

나에겐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 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괴물인 내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끝이 비극일지 희극일지를 여기서 말할 생각은 없다. 첫째, 결론을 말하는 순간 모든 이야기는 시시해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의미에서 둘째, 그렇게 해야 당신을 이 이야기에 동행시킬 가능성이 조금은 커지기 때문이다. 셋째,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변명을 하자면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알 수 없는 일이다.

 

 

 

 

추천사

 

『아몬드』는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다.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처럼 죽음과도 같은 성장통을 겪어 내야만 감정의 시대가 뿜어내는 향기를 우리가 맡을 수 있을지도. 긴 겨울의 끝에 봄이 온다. 봄이면 식물이 자라듯 감정도 자라고, 감정이 자라면 세상도 자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동안 가슴이 내내 두근거렸다. 다가오는 봄에는 내 감정과 네 감정이 스파크를 일으켜 아름다운 폭죽 하나쯤은 터지고 말리라. ― 소설가 공선옥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몸이 자라는 만큼 마음도 함께 자라던 시절,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주인공 ‘나’와 ‘곤’의 이야기. 그들이 만나 ‘친구’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보내 온 몇 해의 계절을 떠올리면, 책을 덮고 나서도 코끝에 처연하고 시린 기운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 이재용 감독(「두근두근 내 인생」 「스캔들」 연출)

 

20년 넘게 영화 일을 하며 생긴 직업병 같은 게 있다. 두 시간을 넘는 콘텐츠에는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거다. 2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읽어야 하다니……. 그렇지만 『아몬드』는 끊임없이 궁금증과 흥미를 유발하여 마지막 페이지까지 금세 넘어갔다. 담담히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우리들에게 세상을 버틸 용기와 힘을 주는 소설이다.

― 장원석 PD(「최종병기 활」 「터널」 제작)

여기, 삶에 대처하기 유달리 힘들게 태어난 소년이 있다. 그의 삶은 점점 나쁘게 흘러갈 것이 뻔해 보인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소년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일어났다. 그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사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 좋은 일이다. 이렇게 대답해 보고 싶다. 우리가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정을, 사랑을, 타인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 정혜윤 PD (CBS 라디오)

 

두 소년이 타인과 관계 맺고 성장하는 과정을 끝까지 섬세하게 짚어 나가는 작가의 문장은, 겉보기에 괴물로 보인다 할지라도 그 내면에는 언제나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한 눈물겨운 분투가 숨어 있다는 진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이 작품이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 권여선 김지은 오세란 정은숙

 

내가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마음으로 주인공이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보며 꺽꺽 울어 버렸다. 너무 아팠다. 너무 슬펐다.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청소년심사단 심사평 중에서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등장. 각박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영어덜트물의 경향은 주인공들이 극한의 고뇌를 겪거나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가혹한 선택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도 마찬가지다. 윤재는 감정이 고장 난 아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과연 윤재가 특별하고 별난 경우라고 볼 수 있을까? 공감을 잃어버린 시대에, 이 소설은 우리에게 타자를 상기시키고 고통을 표현하며 다른 삶을 상상하게 한다. 비극적인 존재들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고통 위를 기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감케 한다.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은 공감의 씨앗이다. 그리고 그 씨앗이 바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약속이자 희망이다. 신체는 커 버렸지만 감정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실, 『아몬드』는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로, 침체된 한국 소설시장에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 출판평론가 한기호

 

 

줄거리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 가족을 잃는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윤재는 어쩐지 곤이가 밉지 않고, 오히려 궁금해진다.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 간다.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서로 다른 이유로 ‘괴물’이라 불리는 두 소년은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을까?

 

 

작가의 말

 

매일매일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축복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누군가는 군림하고 명령하면서도 속이 비틀린 사람이 된다. 드물지만 주어진 조건을 딛고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이 소설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 특히 아직도 가능성이 닫혀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내미는 손길이 많아지면 좋겠다. 거창한 바람이지만 그래도 바라 본다. 아이들은 사랑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다. 당신도 한때 그랬을 것이다.

2017년 봄, 손원평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4부 
에필로그 
작가의 말


Changbi Publishers

“이럴 수가, 내가 문학에 ‘입덕’하는 날이 올 줄이야.”(vol***)

“대체 어떻게 이런 재미난 상상을 하시는 거죠?”(bky***)

“아 역시 정세랑 작가님이다. 이 말을 몇번이나 뱉었는지 모른다.”(sowo****)

“우리에겐 이런 작가가 필요하다.”(filli****)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가 정세랑 8년 만의 첫번째 소설집!

신선하고 경쾌한 상상력, 다정한 문장이 주는 ‘정확한’ 위로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2017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정세랑이 작품활동 8년 만에 첫번째 소설집을 선보인다. 발표 당시 파격적인 형식과 지금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SNS상에서 화제를 모았던 「웨딩드레스 44」를 비롯해 총 아홉편의 작품을 묶은 이번 소설집은 “강력한 가독성과 흡인력으로 이 사회의 연대 의지를 되살리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던 전작 『피프티 피플』의 묵직한 메시지와, “오로지 쾌감을 위해 썼다”고 작가가 밝혔던 『보건교사 안은영』의 경쾌한 상상력 등 정세랑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기를 모두 만날 수 있는 ‘정세랑 월드’의 시작점이자 정수라 할 수 있다. 정세랑을 통과하면 어떤 이야기도 반짝거리게 되어 있다는 걸 이번 책에서 또한 여실히 증명해낸다.

신선한 상상력과 다정한 문장으로 정확한 위로를 건네는 작가 정세랑의 이번 소설집은 또한 화제의 웹툰 『며느라기』로 수많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수신지 작가가 표지 일러스트를 맡아 더욱더 눈길을 끈다.

 

내가 남긴 자리에 앉은 당신에 대한 염려,

그런 마음이 만들어낸 단단한 연대의 이야기

 

표제작 「옥상에서 만나요」는 직장에서 부조리한 노동과 성희롱에 시달리며 늘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는 ‘나’가 회사 언니들의 주술비급서를 물려받고서 마침내 절망에서 빠져나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 표면에는 주술비급서가 있지만 ‘나’를 버티게 한 힘은 사실 “다정하게 머리를 안쪽으로 기울이고 엉킨 실 같은 매일매일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함께 고민해주었”던 사람들, 옥상에서 뛰어내리지 않게 막아준 언니들인 셈이다. 해서 ‘나’는 “내 후임으로 왔다는 너”를 염려하며 ‘너’가 “나와 내 언니들의 이야기를” 발견해주기를 바란다. 내가 남긴 자리에 앉은 누군가에 대한 염려는 그 마음만으로 단단한 연대의 힘을 만들어낸다.

같은 드레스로 연결된 44명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 「웨딩드레스 44」는 한벌의 드레스를 빌려 입고 결혼한 혹은 결혼할 여성들의 이야기를 44개의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담아냈다. 낭만적 신화가 아닌 제도로서의 결혼을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 작품에는 다양한 여성 서사가 등장하는데, 특히 이 드레스를 마지막으로 입은 여성이 고등학생들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들이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할 때쯤에는, 혹은 하지 않을 때쯤에는 과연 어떤 풍경이 그려질 것인가. 정세랑은 이처럼 다양한 여성 인물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다. 이러한 동시대성을 정세랑만큼 독특한 감수성으로 보여주는 작가는 단연코 없을 것이다.

이혼한 뒤 집 안의 물건을 모두 처분하는 ‘이혼 세일’을 열게 된 ‘이재’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혼 세일」에는 “40대가…… 50대가 보이질 않아. 선배들 다 어디로 사라졌지?” 물으며 여성으로서 느끼는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있고, “다른 사람들의 삶은 근사하고 자신만 지옥에 버려진 듯한” 기분 속에서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선택을 되돌아보는 목소리도 있다.

「효진」의 주인공 효진은 “어둡게 끈적이는 어떤 것”으로부터 도망쳐온 인물이다. 효도 효, 다할 진이라는 이름대로 살라고 강요하는 아버지로부터, 가난해서 자기를 떠났다고 생각하는 열등감 가득한 전 애인으로부터 도망치고 또 도망친다. 예고된 불행에 맞서는 인물이 아니라 도망치라고 말할 뿐인 효진의 목소리는 지금-여기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상한 용기를 불어넣는다.

 

혹시 나의 특장은 도망치는 능력이 아닐까? 누구나 타고나게 잘하는 일은 다르잖아. 그게 내 경우에 도주 능력인 거지. 참 잘 도망치는 사람인 거야. 상황이 너무 나빠지기 전에, 다치기 전에, 너덜너덜해지기 전에 도망치는 사람.(62면)

적당히 차가운 곳으로 도망쳐 잠시 숨을 고르는 것, 거기서 얻는 것들은 분명히 있어.(64면)

 

과로로 돌연사한 언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으로 친구들과 ‘돌연사맵’을 만드는 「보늬」와, 한국으로 유학을 온 이스마일이 과자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과자 귀를 갖게 된 이야기 「해키 쿠키 이어」는 전작 『피프티 피플』을 떠오르게 한다. 단지 일을 했을 뿐인데 사망한 사람들, 자신이 소속된 조직의 부조리를 고발했다 해고된 사람들, 이들이 불행을 딛고 다음 세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작가는 끊임없이 고민해오고 있었다.

한편 곶감을 먹으면 죽는다는 뱀파이어가 되고 만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원히 77 사이즈」, ‘은열’이라는 여성 인물을 상상하여 전근대 한일관계사 속에 놓아둔 「알다시피, 은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나라가 화살편지로 인해 오해를 쌓아가는 「이마와 모래」는 작가가 얼마나 다양한 상상력을 자유롭게 풀어놓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옥상에서 만나요」에는 절망을 빨아들이는 ‘남편’이 나온다. 그는 절망을 밥처럼 먹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나’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그의 앞에 데려다놓는다. 그 면면도 다양하다. “뇌종양 수술 후 후각을 잃은 요리사” “험악한 이웃과 마찰을 겪은 캣맘” “텔레마케터” “20년 넘게 키운 앵무새가 죽은 사람” “극우 국회의원의 딸” 등, 작가는 직업과 상황만으로 그 사람의 인생을 상상하게 만든다.

정세랑은 한 인터뷰에서 “선한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던바, 평범한 사람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수많은 얼굴을 가진 우리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호명하는 작업을 이처럼 계속해나가고 있다. 정세랑만의 각도와 빛깔을 가진 새로운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탄생한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많은 일들을 그려내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살아 있는 것들을 보듬는 그 애정 어린 손길을 믿고 싶어진다. 그 애정이 바로 정세랑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명랑’일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이런 작가가 필요하다. 그만의 애정과 강인함이 모두에게 전염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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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웨딩드레스 44 / 효진 / 알다시피, 은열 / 옥상에서 만나요 / 보늬 / 영원히 77 사이즈 / 해피 쿠키 이어 / 이혼 세일 / 이마와 모래 / 해설|허희 / 추천의 말|이언희 / 작가의 말 / 수록작품 발표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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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며 처음에는 아끼는 마음으로 천천히 읽으려 했지만 어느새 정신없이 다음 페이지를,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벌써 다 읽어버렸다니, 아쉬움에 마지막 페이지를 놓지 못하며 이번에는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도대체 작가의 어느 곳에서 이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 것일까?

이 책을 읽다보면 그에게서 다정한 위로를 받게 된다. 시니컬한 시선이 멋짐으로 포장되는 세계에서 정세랑의 다정함은 너무나 고맙고 소중하다. 옥상에서 만나자니,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정세랑이 만나자는 옥상은 따스한 햇빛이 비치는, 사방이 탁 트여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을 수 있는, 기분 좋은 냄새가 나는 그런 곳이다. 그곳이라면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이언희 영화감독(「미씽: 사라진 여자」 「탐정: 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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