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곳은 깊은 산속의 낡고 허름한 계곡산장.
어두운 밤에 담력체험을 하던 도중, 우찬은 선배 혜진과 산속에서 길을 잃게 되고.
이 계곡이 고향이라는 선배 말만 믿고 따라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점점 산세가 험해지고 숙소는 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선배에게서 수상한 점을 하나둘 발견하는데…….
*
“네 의사가 제일 중요해. 하기 싫으면 안 할 거야.”
“…….”
“오늘 아니어도 시간은 많아. 너랑 나랑 오늘 하룻밤 자고 끝낼 사이는 아니잖아?”
“네. 그치만…… 선배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거잖아요.”
“…….”
침묵이 곧 긍정이었다.
왜 모를까. 내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말하지만, 두 눈에 넘실거리는 정욕은, 당장이라도 범람하기 일보 직전인데.
“안 한다고 하면 여기서 나갈 거잖아요.”
그건 싫다. 선배와 같이 있고 싶다.
나는 선배의 손가락 끝을 소심하게 붙잡았다. 움찔하며 뒤로 물리려는 손가락을 꽉 붙잡았다. 봐. 이렇게 도망갈 거면서.
“어디 안 가. 계곡물 좀 끼얹고 오면 돼.”
“이 밤중에 위험하게.”
“안 위험해. 나 여기 산다니까.”
“그래도.”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계곡에 갈 기세라 나는 손을 더 뻗어 선배의 팔목을 붙잡았다. 신기하게도 선배의 체온은 여름인데도 미지근하다. 아니면, 내 체온이 뜨거워서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지금 뭐 하는 거야?”
“네?”
“간신히 억누르는 건데…… 이러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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