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순탄하다고 할 수 있는 짝사랑을 이어가던 중이었건만, 예고 없이 눈앞에 뚝 떨어진 강은찬의 존재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한솔인가, 걔 때문이지?”
갑자기 튀어나온 한솔의 이름에 시우는 멍한 얼굴로 호선을 그린 은찬의 입술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이 새끼가 한솔이를 어떻게 알지? 한솔은 영문과였기에 당연히 의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같은 학과도 아닌데 한솔의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아니, 무엇보다 어째서 제가 그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뭔 개소리야.”
“너 걔 좋아하잖아. 유한솔.”
소꿉친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약점으로 휘두르지 않는 강은찬은 어째서인지 시우에게 계속해서 들러붙기 시작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아무한테도 말 안 해.”
“그걸 내가 어떻게…….”
“누구 좋으라고 말해, 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