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이라는 이름이 낯설었다. 자신이 지아로 산 세월만큼 리안으로 산 세월 또한 짧지 않은데 여전히 그 이름은 타인의 것인 것처럼 익숙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과 착각한 것 같습니다.”
뻔한 대답으로 눙쳤다. 기계처럼 같은 말만 반복했다. 지아는 그의 인생에 다시는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게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네?”
그녀가 이마를 살짝 좁히자 트리스탄의 입꼬리가 눈앞에서 올라갔다. 말장난의 함정에 빠진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내가 키우던 짐승을 한 마리 잃어버렸는데 그쪽이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지아가 이번에는 대답하지 않고 신중히 목 안쪽으로 말을 골랐다.
“전 동물을 키워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요.”
동물을 키워 본 적도 잃어버린 적도 찾아 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확인해 보죠. 아마, 리안 양이라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가 절대 모를 거라는 확신은 불안하게 흔들렸다
일러스트: 몬스테라
저자 - 김신형
필명은 하현달.
〈출간작〉
바람의 용. 드래곤의 일기. 청호(靑虎). 스타와 여배우. 월광(月狂), 달에 미치다. 흑호(黑虎). 류(流). 블랙 레이디. 독재. 나미브 : 아무것도 없다. 아홉 번째 하늘. 시리아의 늑대. 남자가 충성할 때. 블랙 스톰(Black St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