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계약서에 사인하지.”
“뭐라고요?”
예상 밖의 용건이었다. 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계약하자니. 도연은 잠시 정신이 혼미해졌다.
“만약 우리와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진과 유전자 검사를 할 것이고, 내 아들임이 밝혀지면 데려올 거야. 선택해.”
현은 그녀를 잊었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를 본 순간, 잠시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깊은 곳에 묻어 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도연과의 하룻밤. 그 밤이, 그 밤의 그녀가 어땠는지 잊고 있었다. 장장 5년이나.
“다시금 맛보고 싶어.”
단 하룻밤이었는데 마치 어젯밤처럼 기억이 생생했다. 그녀의 체취, 헐떡이던 숨결, 실크같이 부드러운 살결, 그리고……
러브솔(안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