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고 무덤까지 만들었던 펜팔 상대가 선물처럼 눈앞에 나타났다.
“그 말은, 3년 전에 날 죽였다?”
“아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죽이긴 누가 죽였다고…….”
그녀를 찾아오겠단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장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은 남자.
전쟁이 지속되는 내내 그녀를 생각했다던 에녹은 이벨리아의 쓸쓸한 생일을 생애 최고의 생일로 바꿔 주었다.
“저와 함께 춤을 춰 주시겠습니까?”
“지금, 여기서?”
“저를 근사한 남자라고 생각하신다면, 부디.”
나지막한 허밍과 함께한 단둘만의 춤, 그 뒤에 이어진 낭만적인 첫키스.
속절없이 그에게 빠져든 이벨리아는 제게 사랑을 속삭이는 에녹과 미래를 약속하며
그와 함께 밤을 보낸다.
그가 자신에게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