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현대물 #캠퍼스물 #글쓰기 #동아리커플 #질투 #오해/착각 #열등감 #친구>연인 #애증
#다정공 #귀염공 #순진공 #천재공 #소심수 #까칠수 #순정수
감성적인 표현이 어우러진 신인 작가의 산뜻한 단편.
글을 쓰는 동아리의 친구 2명의 밀고 당기는 질투와 오해의 사랑 이야기.
나와 승주는 동아리에서 글을 쓰면서 친구가 된 사이다. 그러나 재능이 없다는 열등감에 시달리는 나의 감정은 승주를 볼 때마다 복잡한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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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분량: 약 1.3 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31쪽)
<미리 보기>
승주는 글을 썼다. 나도 글을 썼다. 그래서 우리는 친해졌다. 문학 동아리에서 만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의 글을 보여주었다. 백 마디 말을 하는 것보다, 하나의 글을 읽는 것이 승주에 대해 알기 쉬웠다.
반대로 승주 또한 나를 그렇게 읽고 있었다는 것을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나는 승주의 글을 읽지도, 내 글을 읽게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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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승주의 멀건 발목을 쳐다보다가 다시 책상으로 고개를 처박았다. 승주는 뒤에 눈이라도 달린 것인지, 항상 저를 쳐다볼 때면 귀신같이 눈치 채고 뒤를 홱 돌아보고는 했다.
미동 없는 승주의 굽은 등이 노트 위에 어른거렸다. 매사에 대충인 것처럼 보이는 김승주가 매일 동아리로 와 시키지도 않은 소설을 쓴다는 것은 꽤 진심이라는 뜻일 것이다.
다시 눈앞에는 책상 위에 놓인 하얗고 네모난 줄 노트, 그 끝이 아득해졌다. 승주가 없으면 머릿속의 활자들을 잡아먹으려는 듯이 입을 쩌억 벌리고 있는 노트가 있었다. 공백 위에 그릴 아름다운 풍경은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뇌 주름 사이에 구겨 넣고 있는 쓰레기 같은 상념들을 꾸역꾸역 공책의 입에 채워 넣을 뿐이었다.
승주는 글을 쓰다말고 내 앞에 와서 섰다.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책상을 손끝으로 두드렸다.
“윤환, 안 가?”
나는 노트 위에 갈기던 것을 그만두고 표지를 덮었다.
“가야지.”
노트를 가방 안에 넣고 일어섰다. 승주는 나보다 앞서서 동아리방 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승주를 뒤따르면서 어깨에서 대롱거리는 승주의 스포츠 백을 눈으로 쫓았다.
“꽤 열심히네.”
내 말에 승주가 뒤를 돌아보았다. 로비의 바람이 서늘해 닭살이 돋았다. 승주는 씩 웃더니 내 옆으로 와 나란히 걸음을 맞추었다.
“너 따라서 하는 거지, 뭐.”
신발코에 걸리는 돌부리 마냥 승주의 말이 머리에 채였다. 나는 승주가 나 없을 때에도 동아리방에 들러 글을 쓰고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승주 몰래 주먹을 한번 쥐었다가 다시 놓았다. 나는 김승주의 이런 넉살이 소름끼치게 싫었다.
승주와 나는 학교를 나와 대화도 없이 자취방으로 향했다. 아직 컴컴해질 정도의 시각은 아니었지만, 가로등의 불빛이 이르게 빛나고 있었다.
“밥 먹으러 갈까?”
승주가 물었다. 나는 시큰둥하게 굴며 미적거렸다. 빨리 집에 가서 책이나 읽고 싶었다. 시원찮은 반응에 승주는 “아님 말고.” 하더니 인도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차댔다.
“그럼 니 자취방 가자.”
“싫어.”
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승주는 두 번이나 채인 것이 불만인지 입술을 부루퉁하게 부풀렸다.
“너는 내가 하자고 하는 건 다 싫냐?”
“내가 싫어하는 것만 말하니까 그렇지.”
“그럼 내 자취방 와.”
승주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부릅떴다. 내가 대체 왜. 김승주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집에 가면 몇 날 며칠을 피곤하게 굴 것이 빤했다. 나는 한숨을 쉬고 승주가 이끄는 대로 발을 옮겼다. 내 자취방에 승주를 들이는 것보다는 김승주의 자취방에 가는 것이 그나마 나았다.
승주의 집은 내 자취방에서 꼬박 십 분을 더 걷고 다시 왼쪽으로 모퉁이를 돌아서 십 분을 더 걸어야했다. 나는 다리가 아파 짜증나기 시작했다.
“자취하는데 방을 왜 이렇게 멀리 구했어?”
승주는 스포츠 백을 고쳐 매며 예의 그 사람 좋은 미소로 너털웃음을 지었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잠복 근무_송닷새
_클럽 블랙_송닷새
_우주 정찰대를 위한 경고문_따랴랴
_시선의 길목_먼스먼스
_책도깨비_경계선
_생일 소원_리커
위의 도서 외 총 100여종 이상을 2017년 말까지 출간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