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보는 조선 숙종 대의 문신으로, 과거 급제 후 성균과 전적, 예조좌랑 등을 지냈다. 젊은 나이에 사헌부 지평, 사간원 정언, 홍문관 교리 등 임금에게 직언하는 삼사(三司)의 요직을 두루 거친 이력이 말해주듯, 그의 성품은 '곧다'. 인현왕후가 투기했음을 문제삼아 그를 전격 폐비했던 '기사환국' 때에, 박태보는 이의 부당함을 단호한 문장으로 상소했다. 평정심을 잃은 숙종은 격노해 혹독한 고문으로 박태보를 신문한다.
「한국고전문학전집」 시리즈 12권 『박태보전』은 이러한 박태보의 상소 사건을 중심으로 짧지만 인상적인 그의 생애를 소상히 다룬 작품이다. 목숨을 걸고 간쟁하는 박태보에게, 타협이란 없었다. 그는 가감 없는 문장으로 숙종의 극단적 결정의 부당함을 상소했다. 박태보가 인현왕후 폐출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려 국문을 받은 후 죽기까지의 일화를 다룬 소설은 조선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생산되고 전해졌다. 이 책은 『박태보전』의 여러 이본 중 『문녈공긔』를 현대어로 옮긴 것이다. 『문녈공긔』는 현존하는 이본 중 가장 분량이 길고 상세한 내용을 실은 것으로 박태보의 국문 당일과 그가 죽기까지의 이야기는 물론, 그의 성장 배경과 조정에서의 활약상을 앞서 다루고 있다.
또한 작품 속 내용 하나하나를 박태보의 문집인 『정재집』 및 『숙종실록』 등에서 찾을 수 있을 만큼 철저히 자료에 근거하여 구성했다. 그 밖에도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다양한 일화까지 한데 모아 작품에 녹여냈다. 덕분에 상소와 국문 사건을 정점으로 한 박태보의 생애 전체를 별다른 배경 지식 없이도 쉽게 조망할 수 있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 퇴계연구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연구소 전임연구원을 거쳐 지금은 한양대학교 기초융합교육원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로 우리나라 고전서사에 대해 가르치면서, 한편으로 전공 분야를 가로질러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글을 쓰려 노력한다. 『김소행의 글쓰기 방식과 삼한습유』 등 전공 관련 연구서와 국역서를 다수 낸 것은 물론, 옛 음악인의 모습을 통해 지금을 사는 자세를 다지도록 안내한 책 『열정—천한 광대樂人의 비범한 삶』, 묘향산에 관한 백과사전적 문화지리서인 『오천년 역사 묘향에 오르다』(공저), 옛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돈과 인생의 문제를 살핀 『옛사람들에게 묻는 부자의 길—전도』,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어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인 『조선의 승부사들』, 조선 사람들이 바라는 이상세계의 모습을 살핀 『조선인의 유토피아』 등을 집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