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 한뼘 BL 컬렉션 1034

비애가

Feb 2022 · 한뼘 BL 컬렉션 Book 1034 · 젤리빈

About this ebook

<책 소개>

#현대물 #오래된연인 #재회물 #오해/착각 #잔잔물 #힐링물

누군가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그 사랑을 같이 하는 것이 불편한 남준. 그는 글을 써서라도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글을 제대로 쓰여지지 않고, 혼란이 가중된 남준의 머릿속으로, 사랑했던 '그' 에 대한 기억이 조금씩 떠오른다. '그' 와 만나면서, 사랑으로 다칠까 두렵기도 했지만, '그' 를 통해서 얻었던 따뜻한 마음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다.

사랑으로 상처 받고, 사랑으로 절망에 처해본 적 있다면, 이 '누군가' 를 위한 이야기는, 바로 '그' 를, 그리고 '우리' 를 위한 이야기.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저자 소개>

부디 이 글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남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4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27쪽)

 

<미리 보기>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속에 있는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꺼내지 못한다. 속에 쌓이는 단어와 감정이 많아질수록 그대로 그 속에 갇혀 눈을 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제 말을 전하고 있는데 왜 나는 그 쉬운 것 하나 못하고 이러고 있을까. 풀어낼 수 없는 화가 심장을 감싸 심장을 뜨겁게 만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고 싶은 말들은 머리를 가득 채우고 더이상 채울 곳이 없자 목을 타고 내려와 심장을 빼곡 채우기 시작한다. 속을 게워내듯 몸을 가득 메운 말들을 토해내고 싶다. 몸이 지치도록 토해내고 싶다. 계속 품고 있으면 절로 눈가가 뜨거워져 한 시라도 빨리 그 모든 것들을 어딘가에, 담아 낼 수 있을 곳에 토해내고 싶다.

하얀 종이 위, 정해진 속도에 맞춰 깜빡이는 커서가 그리 미울 수가 없었다. 아직 쓸 말을 찾지 못했는데, 아직 생각하지 못했는데 빨리- 더 빨리 생각 해내, 하고 강요하는 것 같아 검정색의 짧은 선이 그리도 미웠다. 내가 써야 하는 글이, 해야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에도 따라주지 않는 손가락에 시선은 자꾸만 시계로 향한다. 정각이 되면 그만하고 꺼야지, 이만하면 됐으니 꺼야지, 하며 날 위로한다. 그럴수록 텅 빈 하얀 종이는 남준을 책망한다. 이런 저를 보고서도 그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느냐며 책망한다.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시계와 더 생각해내라는 커서 그리고 텅 빈 하얀 종이 사이에서 남준은 점점 조급해진다. 그러다 이 모든 것들 중 남준 자신이 가장 미워진다. 깔끔하게 포기하면 되는 일인 것을 붙잡겠다고 뻔뻔하게 잡고 있는 자신이 미워진다.

스피커를 타고 크게 울리는 피아노 소리. 남준은 소리를 더 키웠다. 방을 채우는 소리 안에 숨고 싶었다. 숨고 싶다는 생각 보다는 얕은 생각으로 소리 안에 품어져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잔잔하고 고요함 속에 눈을 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질투, 시기, 동경에 나오는 생각이었다. 저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악기, 언어, 그림, 춤으로 생각을 전달하고 감정을 전달하는데 왜 자신은 그러질 못하는지, 그런 생각들이 남준의 불안함과 걱정을 먹고 자라 남준의 옆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옆에서 속삭이는 부정적인 말에 남준은 매일 심장을 짓이기는 질투와 시기 불안을 먹고 토해내고 먹는 일을 반복했다.

남준은 글을 쓰기 전 분량을 정해두고 쓰기 시작한다. 그러다 쓸 내용이 없어지면 휑하니 남은 공간에 절망하고 펜을 놓고 종이를 덮었다. 어쩌면 글은 남준에게 숙제일지도 모른다. 시킨 사람은 없지만 해야 하는 이상한 숙제. 이해할 수 없는 의무감에 글을 쓰던 남준이 자신의 의지로 펜을 손에 쥔 것을 실로 오래간만의 일이었다.

남준은 자신의 사랑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졌다. 이제는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 사람을 적고 싶어졌다. 단어 하나에, 문장 한 줄에 그 사람을, 그때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고 싶은 것일 지도 모른다. 남준은 잠시 – 꽤 오랫동안 - 자신의 사랑에 대해 생각했다. 곰곰이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 일이 없는 것을 보니 그리 진지한 사랑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맞는 생각일 것이다. 남준은 이제껏 단 한 번도 누군가를, 무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사랑해보지 못했기에. 그럼에도 그 사람을 굳이 적으려 하는 이유는 그저 가장 많이, 오래 기억 속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뼘 BL 컬렉션 소개>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시린 가을 (전체연령가)_키니

정들다 (전체연령가)_찬필

맺다, 맺어, 맺으리, 맺어서, 나는 너와 맺었다 (전체연령가)_아가토끼

파이트 클럽 (전체연령가)_진심인

속터지게 달콤한 (전체연령가)_유채꿀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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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