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컥! 대문 잠금장치가 풀어지는 소리와 함께 수민의 들릴 듯 말 듯한 옅은 신음소리가 성훈의 귓가를 간질였다. “오빠, 다 왔어. 구두 벗어!” 먼저 하이힐을 벗고 거실에 올라선 수민이 성훈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그런데…… 이 무슨 낭패스런 조화인지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해프닝이 일어나고 말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성훈의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앞으로 급격하게 쏠리고 말았다. 그 바람에 성훈은 얼떨결에 그만 수민이 잡고 있던 손을 놓치고 말았다. “어어, 수미야!” 순간, 성훈은 뭔가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손을 뻗었다. 그런데 이 무슨 해괴망측한 돌발사고도 유분수지 공교롭게도 성훈의 오른손이 뻗친 곳은 수미의 한쪽 허벅지 안쪽이었다. ‘이, 이런!’ 손바닥에 팽팽한 탄력의 차진 허벅지 살이 찰거머리처럼 엉겨붙는 순간, 성훈은 온몸이 220볼트 전류에 감전이라도 된 듯한 찌릿찌릿한 전율에 자신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다. “아-악! 오, 오빠!” 수민이 먼저 날카롭게 갈라지는 비명을 내질렀는지, 성훈이 먼저 앞으로 넘어지며 수미를 떠밀었는지…… 하여간 둘 다 거의 동시에 거실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상상을 초월하는 웃기지도 않은 돌발해프닝이 벌어진 건 함께 넘어지면서 수민의 짧은 스커트가 허리 쪽으로 추켜 올라갔는데 그 바람에 보란 듯이 드러난 블랙 톤 팬티가 이 무슨 지랄 맞고 몹쓸 경우인지 성훈의 오른 손아귀 안에 턱하니 잡혀 있었으니 둘 다 정말이지 난감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오, 오빠! 어, 얼른 손 빼!” 수미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아랫도리를 크게 꿈틀거렸는데…… 웬걸, 당연히 송충이를 털어내듯 성훈의 손을 탁 쳐내야 하는데도 그러기는커녕 발딱 일어나지도 않았으니 이 무슨 경우인가 싶어 오히려 당황한 건 성훈이었다. 그 와중에도 성훈은 손아귀에 가득 들어찬 도톰하면서도 말랑말랑한 불두덩과 까슬까슬한 체모의 촉감을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