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이 뿌리를 내리듯 내리꽂힌 그곳에는 공교롭게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앙증맞은 핑크빛 젖꼭지가 희디흰 젖무덤 정상에 보란 듯이 도드라져 있었다. ‘젠장-, 사면초과가 따로 없구먼!’ 그랬다. 혈기왕성한 스물네 살 사나이 가슴에 불을 질러도 좀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그래서일까. 어느 틈에 아랫동네 녀석은 당장이라도 바지를 뚫을 기세등등한 꼬락서니로 한껏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이었다. 나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돌발사고가 빚은 아찔한 낭패감에 아연실색을 넘어 망연자실해야만 했다. 그 낭패감은 경우에 따라선 남자도 여자에게 성희롱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보이는 장면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그때 수정은 고개를 바닥 쪽으로 힘없이 떨어뜨리고 있었는데 바로 그 눈높이가 내 사타구니 부위였고, 그곳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남우세스럽고 볼썽사나운 불록텐트 꼭짓점이 하늘을 치받을 기세로 불끈 솟구쳐 있었다. “아아-, 오빠! 갑자기 어지러워!”